바텍이 치과용 영상기기에 인공지능(AI)을 접목한다. 쏟아지는 치과 영상정보를 분석해 진단을 돕는 원천기술 확보에 착수했다. `디지털 자산(데이터)`에 기반한 소프트웨어(SW)로 시장을 석권한다는 목표다.
바텍은 올해 AI 기반 치과용 이미징 진단 솔루션을 출시한다고 12일 밝혔다. 자회사 이우소프트 내 10여명으로 구성된 AI 개발실을 편성, 원천기술 확보에 속도를 낸다.
바텍이 AI 솔루션을 적용할 분야는 치간우식증 자동 검출과 3D 치아 분리 시스템이다. 치간우식증 치아 사이에 발생하는 충치다. 초기 치료가 중요한데 육안으로 발견하기 쉽지 않다. AI 개발실은 치아 사이 충치를 판별하는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단국대병원과 협업해 수십만 장에 이르는 치과 영상정보를 학습시켜 정확도를 90%까지 높였다. 충치 발견뿐 아니라 충치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치아까지 알려준다.
3D 치아 분리 시스템은 환자 개별 치아를 3D로 분리해 교정, 발치, 임플란트 등 시술 후 변화를 예측하는 솔루션이다. 이 기술을 개발한 이우소프트는 AI 기술까지 접목해 성능과 편의성을 높인다. 사람이 일일이 치아를 분리·이동해 예측했던 기존 시스템에서 탈피, AI 알고리즘으로 단 몇 십초 만에 결과를 보여준다. 다음 달 독일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치과용 의료기기 전시회 `IDS 2017`에 처음 선보인다.
최근 상용화한 AI 기술도 있다. 에어웨이 세그멘테이션은 호흡 부전이나 수면무호흡증 환자 기도 확보 수술에서 기도 위치를 자동으로 알려준다. 엑스레이 등 진단영상에서 환자 기도 위치를 찾는 것은 쉽지 않다. 기도에 해당하는 적절한 값을 수동으로 조절해 맞을 때까지 시행착오를 거친다. 이 솔루션은 의사가 기도 시작과 끝을 임의로 클릭하면 AI 시스템이 자동으로 기도 여부를 판단한다.
TMJ 세그멘테이션은 턱관절 장애 질환, 안면 비대칭, 부정교합 등 수술 전 환자 상악과 하악을 진단영상에서 자동 분리해 준다. 에어웨이 세그멘테이션과 함께 바텍 3D 전용 덴탈 SW `Ez3D-i 4.1` 버전에 적용됐다. 지난달 환자 3D 컴퓨터단층촬영(CT) 영상과 구강 스캔 정보를 결합해 치과 수술 전 환자 조직구조나 신경관 위치를 알려주는 AI 기반 `이미지 레지스트레이션`도 개발, `Ez3D-i 4.3` 버전에 포함됐다.
의료기기 시장도 기기혁신에서 SW 역량으로 무게 중심이 이동하기 때문이다. 회사 주력 영역인 치과용 디지털 엑스레이 시장에서도 단순 영상촬영장비 판매보다도 기기가 쏟아내는 `데이터`에 대한 부가가치 기대가 높다. 정보 기반 AI 솔루션은 영상촬영 장비 로열티를 높이는 동시에 진단·예측 시스템 등 신규 사업 기회도 제공한다.
바텍은 올해 안에 치간우식증 자동 검출과 3D 치아 분리 시스템을 출시한다. 일부는 기존 영상장비와 결합해 패키지로 판매하거나 독자 판매도 고려한다. SW 역량을 바탕으로 치과용 이미징 분야 글로벌 1위까지 노린다.
안상욱 바텍 대표는 “AI 기반 덴탈 SW는 정확한 진단과 치료 확률을 높이고, 명확한 상담으로 의사와 고객 간 신뢰 강화를 돕는다”면서 “내부 연구 역량을 강화해 신기술 제품으로 글로벌 덴탈 이미징 분야 선두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정용철 의료/SW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