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록체인을 이용하면 속도는 빨라지고 비용은 저렴해집니다.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기존 금융권에 연결해 해외송금이라는 구체적인 사용사례를 만들어나가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준행 스트리미 대표는 가상화폐인 비트코인(bitcoin) 해외송금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다. 스트리미는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 외환송금 서비스 `스트림와이어(StreamWire)`를 개발했다.
전 세계 대부분 외환송금은 소수 글로벌 대형 금융사 네트워크를 거쳐 이뤄진다. 한정된 네트워크를 이용하다 보니 해외송금 시간은 2~3일이 걸린다.
스트림와이어를 적용하면 특정 금융회사 전용망이 아닌 공개 데이터 네트워크를 이용해 직접 송금이 이뤄진다. 송금 시간이 1시간 이내로 대폭 줄어든다.
국내 주요 은행을 통해 1000달러를 송금하면 75달러가량 수수료를 낸다. 스트림와이어를 이용하면 수수료가 절반 이하로 줄어든다.
기존 금융회사 중앙집중형 서버에 거래기록을 보관하는 방식이 아니라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거래에 참여한 모든 사용자에게 거래기록을 공개하는 구조다. 즉, 거래가 이뤄질 때마다 대조하기 때문에 해킹과 위조가 어렵다.
스트리미는 4월 신한은행과 최초로 스트림와이어를 활용한 송금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비트코인 거래가 법적으로 허용된 홍콩에 스트리미 법인을 두고 중국, 미국 등에 송금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홍콩으로 송금하면 현지에서 비트코인으로 바꿔 중국으로 보내고, 중국에서 다시 비트코인을 현지통화로 바꾸는 식이다.
이 대표는 “7월부터 은행이 아닌 비금융회사도 해외송금업을 할 수 있도록 규제가 완화되기 때문에, 비금융회사와 협업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트리미는 기술을 인정받아 신한금융지주 `신한 퓨쳐스 랩`에 선정돼 사무실 등 인프라는 물론 기술상용화를 위한 컨설팅과 투자자 모집 등 업무 지원을 받았다. 또 지난해 영국 런던에서 열린 `핀테크 데모데이`에서 영국 비트코인 거래소 코인플로어 등과 블록체인 기술, 사업 공동연구 업무협약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스트리미는 `머니그램` `웨스턴유니온`처럼 은행이 아닌 거대 글로벌 송금기업이 되기를 꿈꾸고 있다. 현재 머니그램은 중국, 인도, 멕시코, 필리핀, 나이지리아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 약 15억개 은행 계좌를 연결하고 있다.
머니그램 송금은 송금 전용 계좌에 원화를 입금하면 미리 등록한 해외 수취인에게 자동으로 외환이 송금되는 서비스다. 현재 전 세계 약 200개국 35만개 머니그램 영업소에서 송금 후 10분 이내 수령이 가능하다.
이 대표는 “블록체인이 한국 금융서비스 패러다임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확신한다”며 “일부 금융사에 독점됐던 금융서비스는 이제 블록체인 기술로 인해 작은 규모 비금융회사들도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지혜 금융산업/금융IT 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