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전기자동차 `모델S·X`가 한국에 출시되더라도 충전 불편은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테슬라가 한국 표준에는 없는 유럽형 급속 충전 방식을 택했기 때문이다. 테슬라 차량 구매자는 급속 충전하려면 전용 충전소인 `슈퍼차저`를 이용해야 하는데 올해 한국에 계획된 슈퍼차저는 단 2~3곳뿐이다.
16일 정부와 전기차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가 올해 한국에 출시하는 전기차 `모델S` `모델X` 충전 방식을 `타입(Type)2`로 결정했다. 테슬라는 충전 규격으로 자체 방식과 유럽에서 주로 사용되는 `타입2` 두 가지만 쓴다.
그러나 테슬라 자체 충전 방식은 환경부 규정에 따라 금지된 별도의 충전케이블 어댑터(젠더)를 써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타입2`로 정했다. 우리나라에 구축된 700기가 넘는 공용 급속충전기(소)는 직류(DC)차데모, DC콤보(타입1), 교류(AC) 3상 방식만 쓴다. 테슬라 차량 고객이 정상으로는 사용할 수 없는 기기들이다.
테슬라 충전 방식은 급속(50㎾h)이 아닌 완속(7㎾h~16㎾h) 수준의 충전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직류 전기를 쓰는 `타입2`는 교류인 `AC 3상` 방식이나 충전 핀(Pin) 규격과 인입 형태가 같아 교류 전기만 이용할 수 있다. 정상 충전이면 1시간 동안 약 50㎾ 전기를 충전하지만 테슬라 전기차는 3분의1 수준인 최대 16㎾만 충전할 수 있다. 실증 테스트도 끝나지 않았다. 우리 정부가 최근 급속충전기 사용 시 충전기 점검과 장시간 주차를 막기 위해 충전 이용 시간을 40분으로 제한, 이 시간 동안 최대 16㎾h 충전만 가능하다.
테슬라코리아는 다른 전기차 제작사에 도움을 요청한 상태다. 공은주 테슬라코리아 충전담당 매니저는 “테슬라 충전 방식과 관련해선 아무것도 확인해 줄 수 없다”며 한국 소비자들의 궁금증에는 사실상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전기차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 전기차 이용자는 전국에 깔린 급속충전기를 완속으로 사용할 수밖에 없게 됐다”면서 “우리 정부가 급속 표준을 `콤보1`로 정한 지 얼마 안 돼 또 다른 규격이 국내 들어온 만큼 시장 혼돈이 예상된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이 관계자는 “테슬라 슈퍼차저가 지금까지 없던 125kwh 급속충전기를 사용하는 만큼 정부 차원의 안전 검증도 선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테슬라는 서울 강남·강북과 지방 한 곳 등에 슈퍼차저를 구축할 예정이다. 또 전국 25개 신세계그룹 유통점에 7㎾h·16㎾h급 완속충전기를 설치한 `데스티네이션 충전기(Destination Charging)`를 운영한다.
박태준 전기차/배터리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