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매각한 화학 계열사를 품에 안은 한화와 롯데는 그룹 주력인 화학 계열사 실적 개선과 더불어 겹경사를 맞았다. 당초 예상보다 화학 업황이 빠르게 개선됐으며, 장기화 전망까지 나오면서 이들 기업 인수는 `신의 한 수`가 됐다.
삼성은 2014년에 삼성종합화학, 삼성토탈을 한화에 매각했다. 이듬해 삼성SDI 케미칼 사업부문, 삼성정밀화학, 삼성BP화학을 롯데에 넘기며 화학 사업에서 완전히 철수했다. 삼성이 화학 사업에서 손을 뗀 이후 화학 시황이 빠르게 되살아나면서 이들 계열사의 실적도 빠르게 개선되기 시작했다. 가장 큰 상승세를 보인 기업은 한화토탈이다. 지난해 1조40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한화 창립(1952년) 이래 그룹 계열사 가운데 가장 먼저 영업이익 1조원 고지를 밟았다. 한화토탈이 삼성 품을 벗어난 2014년 영업이익(1727억원) 대비 8배 이상 불어났다. 2015년에도 영업이익 7974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는 등 한화 간판을 단 뒤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롯데첨단소재(삼성SDI 케미칼 사업부문)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33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인수 직전인 2015년(2706억원)의 실적 대비 20% 이상 늘어난 수치다. 폴리카보네이트(PC)와 아크릴로니트릴부타디엔스티렌(ABS)을 주력으로 생산, 롯데케미칼과 원료 수직계열화를 이루면서 원가 절감 효과가 발생했다.
롯데정밀화학도 지난해 전년 대비 1042% 늘어난 297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모기업인 롯데케미칼의 최대 실적 달성에 힘을 실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