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인식속에는 여전히 반신반의의 대상인 사용후핵연료 관리분야에도 기술이전이나 벤처문화 이식이 시도된다. 공기업이나 기관만 뛰던 사업 공간에 민간 기업이나 벤처를 널리 참여시켜 산업적 인식을 제고한다는 취지가 담겼다.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은 자체 기술연구소에서 개발하거나 특허를 받은 기술을 공개해 사용후핵연료분야 민간기업 신규 비즈니스에 활용할 수 있게 한다고 19일 밝혔다. 우리나라에선 아직 개념 조차 생소한 사용후핵연료 관리분야에 공기관 이외에도 민간 기업 참여를 확대하기 위한 조치다. 다수 기업 참여로 사용후핵연료사업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관리 방법에 대한 획기적인 아이디어도 도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사용후핵연료 관련 `고준위(사용후핵연료) 관리법`이 국회에 발의돼 있지만 탄핵정국에 묶여있다. 원자력환경공단은 우리나라 원전 핵연료 저장고 포화와 중간·영구 처분시설 마련이 논의되기 시작하면 사용후핵연료분야 신규 비즈니스도 활발해 질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핵연료 관련 연구는 정부 정책 차원에서 공기관 정도만 수행해 본 경험을 가지고 있는 정도다. 투자 비용도 많을 뿐더러 당장 제품을 팔 수 있는 시장도 없어 민간기업이 참여하기에는 부담스러운 영역이다.
이에 원자력환경공단은 2009년부터 7년에 걸쳐 개발한 사용후핵연료 금속용기 특허를 지난해 10월 두산중공업, 한빛파워, 오리온이엔씨, 코네스코퍼레이션 4개 기업에 이전했다. 개발 완료한 금속용기는 핵연료를 고정시켜 밀봉하는 캐니스터와 그 외벽을 덮는 사일로 부분까지 모두 금속으로 채우는 것으로 저장은 물론, 운반까지 가능한 특징을 가?다. 앞으로 핵연료를 원전 소내 임시저장에서 중간저장, 최종처분 과정으로 처리해야 하는 우리나라 상황에 맞는 기술이다.
원자력환경공단은 기술 이전 기업이 실제 제품 생산과 해외시장 개척에 나설수 있도록 자문 등 지원을 제공할 방침이다. 현재 기술 인허가를 추진 중이며 인허가가 마무리되면 기술을 이전 받은 기업은 별도 인허가 없이 금속용기를 생산할 수 있게 된다.
핵연료 저장에 많이 쓰이는 콘크리트 사일로형 용기 기술도 민간에 이전할 방침이다. 관련 인허가 관련 제도가 마련되면 바로 민간기업에 공개키로 했다.
원자력환경공단 관계자는 “사용후핵연료는 분야가 생소하기도 하지만 연구개발 비용도 많이 든다”며 “민간기업과 협력을 계속해 사용후핵연료 분야에서 보다 다양한 아이디어가 적용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정형 에너지 전문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