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어두운 곳에서 희미한 빛을 감지하고, 강한 빛에 노출됐을 때 적응하는 능력이 있다. 이런 명암조절 능력은 안구 안 신경조직인 망막이 담당한다. 국내 연구진이 시각 명암을 조절하는 망막 신경세포와 그 작용 원리를 발견했다.
김진우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팀은 망막 내부에서 빛 신호를 처리하는 `알파 아마크린 세포`를 발견하고 그 생성 원리와 기능을 밝혀냈다. 아마크린 세포는 망막을 구성하는 신경세포의 한 종류다. 빛을 조절하는 광수용세포의 전기 신호를 전달하는 양극세포(bipolar cell)와 신호를 받아 뇌로 전달하는 망막갱글리온세포 사이에 분포한다.
연구팀은 망막에 존재하는 단백질 `Lhx3`와 `Tgfb1i1`이 Pax6 알파-조절 부위 활성을 막으면 `알파 아마크린 세포` 생성이 억제되며, 알파 아마크린 세포의 수가 감소한 생쥐는 빛을 정상보다 훨씬 약한 정도로 인식한다는 것도 밝혀냈다. 연구팀은 이들 전사 조절 단백질로 알파-조절부위의 활성 조절이 망막 내 암흑 양극세포와 억제성 아마크린 세포 사이 운명을 결정하는 핵심 메커니즘인 것을 발견했다. 향후 알파-조절부위를 기반으로 한 억제성 아마크린 세포를 타깃으로 한 다양한 유전자 치료 등을 통해 야간 시력 회복 또는 강화 가능성을 제시했다.
김진우 교수는 “광수용세포 수준에서 이해되던 망막의 명암 구별 능력이 망막의 하부 특정 신경 세포의 작은 변화에도 조절되는 것을 증명한 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야간이나 어두운 곳에서 일하는 근로자나 눈부심이 심한 사람의 시각을 증진할 수 있는 기초 자료로 사용될 수 있게 `알파 아마크린 세포의 자세한 특징과 연계 망막 신경 네트워크` 관련 후속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연구 결과는 생명과학 분야의 세계적인 학술지인 이라이프(eLife) 14일자에 게재됐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