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사업 실적부진 책임 전가 주장 잇따라
![SK플래닛, ‘트럭킹’ 갑질 논란⓵…협력사 계약해지 책임 공방](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17/02/21/article_21180147081321.jpg)
[전자신문인터넷 이상원기자] 오픈마켓 '11번가' 등을 운영하는 SK플래닛이 외주협력사 계약해지와 관련한 갑질 논란을 빚고 있다.
최근 새로운 온·오프라인 연계 사업으로 모바일 화물정보망 시장에 진출한 SK플래닛이 실적 부진 책임을 협력사에 전가해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등 대기업과 협력사의 갑을 관계를 둘러싼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업계 일각에서 화주와 차주를 연결하는 SK플래닛의 연계 프로그램 문제가 실적 부진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돼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21일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9월 '트럭킹(Trucking)'으로 국내 온라인 화물정보망 시장에 진출한 SK플래닛이 외주협력사인 브런치경제와의 계약을 4개월 만에 해지했다. 이 과정에서 SK플래닛이 물동량 확보 부족 등 실적부진을 이유로 제시했으나 브런치경제가 이에 불복해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트럭킹'은 화물을 발송하는 화주와 화물을 운송하는 차주를 연결해 주는 화물 정보망 서비스로, SK플래닛과 브런치경제는 지난해 9월 '트럭킹' 서비스 협력에 관한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SK플래닛은 연계 프로그램 개발과 차주 모집을, 브런치경제는 주선사업자(주선사) 모집을 담당해 왔다. 계약 해지 당시 SK플래닛이 모집한 차주는 1만명, 브런치경제가 모집한 주선사는 510개사다.
SK플래닛 관계자는 "브런치경제가 하루 500건 이상의 물동량을 확보하겠다는 조건으로 계약을 맺었지만 실제 일평균 물동량은 109건에 불과했다"면서 "510개 주선사 중 물동량 등록을 하지 않은 곳이 113개사, 1건 등록 92개사, 2건 등록 74개사 등 일평균 2건 이하 등록 주선사가 53.7%나 됐다"고 말했다.
이어 "물동량이 부족해 1만 명의 차주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했고, 신뢰도 하락이 배차율 하락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브런치경제 관계자는 "협력사가 된지 불과 2개월여 만에 510개 주선사를 모집했지만 연계 프로그램의 이용불편과 떨어지는 호환율, 낮은 배차율 등이 물동량 등록률 하락으로 이어졌다"며 "여러 차례 개선 요구도 2개월이 지나서야 반영되는 등 오히려 SK플래닛의 비협조적인 태도가 트럭킹의 발목을 잡은 셈"이라고 반박했다.
SK플래닛의 문제로 초래된 결과에 대한 책임을 계약서 상의 독소조항을 근거로 떠넘겼다는 게 브런치경제의 주장이다.
실제로 SK플래닛의 연계 프로그램을 써본 한 주선사 관계자는 "주선사의 40% 이상이 쓰는 윈도 XP에는 SK플래닛의 프로그램이 깔리지 않아 수정 요청을 하기도 했다"며 "전국24시콜화물이나 화물맨 등 기존 서비스는 주소 자동완성 기능이 있는데 견줘, 트럭킹은 일일이 주소를 찾아 등록해야 해 이용시간이 3~5배 이상 걸리는 불편함이 있었다"고 말했다.
브런치경제에서 모집한 510개 주선사 중 200여 곳이 영업 초기 SK플래닛의 프로그램을 깔지 못했고, 이후 프로그램을 설치한 곳도 이용이 불편해 등록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편, SK플래닛이 모집한 차주 규모가 실제와 다르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다른 화물정보망 서비스의 배차율은 평균 70% 이상이고 대부분 5분 내에 배차가 되는데, 트럭킹은 등록물량 100건 중 10일 만에 한 건 정도 배차됐다"며 "화물배송시장도 대리운전처럼 차주가 여러 업체와 계약을 맺고 있기 때문에 실제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차주의 수가 하루 물동량을 소화하지 못하는 수준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SK플래닛 관계자는 "트럭킹의 배차율은 영업사항이라 공개하지 못한다"면서 "다만 신규 진입 사업자로서 단시간에 높은 배차율 확보가 어렵다. 의미있는 수준의 배차율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원기자 slle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