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로 육성하는 글로벌 강소기업](상) IP-R&D 전략지원사업

첨단 기술의 경계가 사라지는 4차 산업혁명 시대는 핵심 기술과 아이디어를 보호하는 지식재산(IP)의 중요성이 더욱 커진다. 특허를 포함한 IP는 이제 더 이상 단순한 연구개발(R&D)의 결과물이 아니다. 깊이 있는 연구를 효율 높게 수행하기 위한 전략 도구로 떠오르고 있다. 특허청 `지식재산 연구개발(IP-R&D) 전략 지원 사업`은 우리 중소·중견기업이 강한 IP를 창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 역할을 하고 있다. 3회에 걸쳐 사업 내용과 우수 지원 사례를 살펴본다.

IP-R&D 전략지원사업 추진 체계
IP-R&D 전략지원사업 추진 체계

IP-R&D 전략 지원 사업은 해당 기업에 필요한 맞춤형·밀착형 특허 전략을 수립하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특허청은 전 세계 특허 빅데이터를 면밀하게 분석해서 우리 중소·중견기업 R&D에 장애가 되는 경쟁사의 핵심 특허를 찾아내 사전에 대응 전략을 수립하고, R&D 결과가 우수 특허로 이어지도록 지원하고 있다.

IP 전략 전문가와 특허 분석 기관이 전담팀을 구성, 해당 기업에 맞춤형·밀착형 특허 전략 수립을 지원한다.

사업은 환경 분석, 특허 분석, IP-R&D 전략 수립 3단계로 진행된다. 환경 분석 단계에서는 기업 니즈와 현황을 파악해서 전략 목표를 설정하고, 경쟁사 현황 및 시장·제품 동향을 분석해서 핵심 기술을 도출한다.

2단계 핵심 특허 분석 단계에서는 유효·주요 특허를 정량 분석하고, 경쟁사 핵심 특허와 기술동향 및 흐름도를 분석한다. 마지막 단계에서는 경쟁사의 핵심 특허에 대응하기 위한 비침해 논리 개발과 함께 신규 IP 창출 전략, 유망 R&D 과제를 제시한다.

특허청은 지난해 IP-R&D 전략 지원 사업에 `글로벌 히트 365 프로젝트`를 새로 도입했다. 특허 분야에만 한정해서 전략 수립을 지원하는 기존 사업과 달리 해당 기업의 특허·상표·디자인 전략을 종합 지원하는 프로젝트다.

국내 중소·중견기업 제품이 세계 시장에서 1년 365일 IP 분쟁 없이 잘 팔리도록 상표·디자인·특허권으로 무장한 글로벌 히트 상품을 창출하는 것이 목적이다. 최근 소비자들이 기능이나 품질보다 브랜드, 디자인 등 소프트 요소에 대한 호기심으로 상품을 선택하는 경향을 고려했다.

제품 브랜드와 디자인을 정립한 뒤에는 이에 맞게 기술을 개발하는 `선 디자인 후 기술(Design First, Tech next)` 전략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정체성을 갖도록 IP 전략을 지원한다. 사업 진행 과정에서 상표·디자인·특허 3개 분야별 전문위원이 협업, 최상의 IP 전략을 제공한다.

특허청은 2009~2016년 8년 동안 총 1200여개 중소·중견기업 R&D 과제에 IP-R&D 전략 지원 사업을 수행했다.

성과도 톡톡했다. IP-R&D 전략 지원을 받은 R&D 과제는 지원받지 않은 과제에 비해 우수 특허 비율이 2.1배, 미국·유럽·일본 특허청에 동시에 출원된 특허 비율이 3.9배에 이르는 등 창출된 특허의 질이 월등히 높았다.

경제 효과도 뛰어났다. 2009~2016년 총 521억원의 사업 예산을 투입한 결과 지원받은 기업의 매출 증가 등 직·간접 효과가 6265억원이나 됐다. 예산 투입 대비 12배의 경제 효과를 거둔 셈이다.

특허청은 올해 전년보다 9% 증가한 177억원의 예산을 투입, 228개 IP-R&D 과제를 지원한다. 지원 대상 분야를 전 산업 분야로 확대하고, 사물인터넷(IoT)·클라우드컴퓨팅·빅데이터분석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 분야를 중점 지원한다.

특허 중심의 IP 전략을 지원하는 `지재권 연계 연구개발 사업`은 185개 과제, 종합 IP 전략을 지원하는 `글로벌 히트 365 프로젝트`는 43개 과제를 각각 지원한다.

글로벌 히트 365 프로젝트는 중소·중견기업의 4차 산업혁명 대응 전략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고도화한다. 기존에는 제품의 특허·디자인·브랜드 전략 중심이었다면 앞으로는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비즈니스모델(BM) 특허 또는 사용자경험(UX/UI) 관련 특허·디자인까지 IP 전략 지원을 확대한다.

특허청 관계자는 22일 “올해부터는 중국 등 해외 시장별로 현지 IP 제도 및 시장 상황에 특화된 IP 전략을 제공,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을 더욱 효과 높게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