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진표 미래로]김영인 눔 메디컬디렉터 "의사의 장점은 안정성 아닌 확장성"

“인공지능(AI) 시대에는 의사 역할도 변화됩니다. 의사 안정성도 예전 같지 않고요. 의사들도 사회 참여를 확대해 헬스케어 전문가 역할을 해야 합니다.” 헬스케어 정보기술(IT) 전문기업 눔에서 의사로서 의료 자문·지원을 하는 김영인 메디컬디렉터 말입니다.

[조진표 미래로]김영인 눔 메디컬디렉터 "의사의 장점은 안정성 아닌 확장성"

김 디렉터는 연세대 의대를 졸업하고 공중보건의사로 활동한 후 눔에 입사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의대 졸업생이 걷는 병원 수련의 과정이 아닌 헬스케어 기업을 선택했습니다. 눔은 미국에 본사를 둔 한국기업입니다. 일본, 독일 등지에서 사업을 합니다. 당뇨 예방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등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눔에서 김 디렉터는 제품이나 서비스 개발에 참여해 의학적 부문을 자문합니다. 의학적 배경이 필요한 외부 논의에도 참여합니다. 미국·일본·독일·한국 법인을 오가며 의료 자문과 지원 역할을 합니다. 투자 유치 등 헬스케어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다양한 일을 합니다.

병원이 아닌 기업을 선택한 배경은 외부 활동을 좋아한 김 디렉터 성격과 관계가 있습니다. 어렸을 때 의사인 아버지의 선교 활동을 보며 자랐습니다. 의대 시절 의사들도 사회 참여가 활발해야 한다는 교수 강의를 들었습니다. 공중보건의 시절 공중보건협회에서 정책 일을 했습니다. 의사협회 정책이사로도 활동했습니다.

김 디렉터는 “사회 활동을 하면서 눔을 알게 됐고 헬스케어 기업에서 의료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서 “의사 안정성보다 확장성을 선택했다”고 말합니다. 일반적 의사의 길보다 자신 성격에 맞는 일을 선택한 것입니다.

외고 출신으로 영어가 뛰어난 것도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김 디렉터는 문·이과가 존재하던 시절에 외고에 재학했고 높은 수준의 영어실력을 갖췄습니다.

[조진표 미래로]김영인 눔 메디컬디렉터 "의사의 장점은 안정성 아닌 확장성"

여전히 대학 진학을 앞둔 학생에게 의대는 선망의 대상입니다. 김 디렉터는 의대를 무조건 진학하는 것은 답이 아니라고 강조합니다. “쉽지 않은 얘기지만 대학 진학 시 내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전공에 적성을 맞추기보다 적성에 맞는 전공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의사 안정성도 과거 얘기라고 전합니다. 김 디렉터는 “의사도 지금은 경쟁이 치열하다”면서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의사도 주위에 많다”고 합니다. 의대를 가더라도 경쟁력 있는 의대생, 의사만이 살아남는다고 강조합니다.

신혜권 SW/IT서비스 전문기자 hkshin@etnews.com

[조진표의 진로 핵심포인트]

조진표 와이즈멘토 대표
조진표 와이즈멘토 대표

1.사회가 발전할수록 전문직 직업 안정성은 떨어집니다. 우리가 과거 고소득 안정직이라고 믿었던 변호사, 회계사 등 생존 경쟁이 치열해졌듯이 말입니다. 의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전문직이어서 일찍 의사로 진입한 분들이 일반 직장인보다 은퇴를 미루고 왕성하게 활동해 신규 의사들은 치열한 생존경쟁을 합니다. 그래도 대학입시에서 의대가 최고 인기를 누리는 것은 부모 세대 가치관이 전달된 효과도 있습니다. 경쟁이 치열해도 취업난이 극심한 불경기 경제상황에서 그나마 나을 것이라는 슬픈 사회상이기도 합니다.

2.아버지 사회참여 활동을 어릴 때부터 지켜봤습니다. 연세대 의대 재학시절 의사로서 다양한 분야에 도전하라는 교육도 영향을 받았습니다. 본인 성격도 남을 돕는 것을 좋아하며 적극적 사회참여를 원해 임상 진로를 선택하기보다 헬스케어 스타트업에 진출했습니다. 직업에 내 성격을 맞춘 것이 아니라 내 성격에 맞는 직업을 맞춘 진로선택 정석입니다.

3.전문직 장점은 안정성보다 확장성에 있습니다. 신규 진입한 의사가 주목 받기는 힘들지만 김영인 메디컬디렉터처럼 의사면서 스타트업에 종사하는 사람은 소수이기에 빨리 개인 브랜드 가치를 높입니다. 높아진 브랜드 가치는 활동범위를 넓게 해줘 자산이 됩니다. 미국·일본·독일·한국을 오가며 회의를 하는 것은 의사라는 희소성 때문입니다. 의대를 목표로 하는 학생도 `안정성`만으로 내 적성을 해쳐가며 진로선택을 하기 보다 의학이라는 전문지식을 활용해 내 적성에 맞는 많은 분야에 도전하는 적극적 진로설계가 필요합니다.

4.인공지능과 결부돼 기존 의사 모습과는 다른 새로운 의사 시대가 열립니다. 의사이면서 남이 안 하는 일을 한다기보다 의료 패러다임이 변하는 시대에 먼저 발을 디딘 것이라고 정확하게 자신 위치를 설명합니다. 의사이지만 외고 출신이고, 영어가 자유로운 것이 여러 활동을 더 가능하게 만들어 준다는 조언도 빼놓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