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측시장 신예 제이와이텍, NI에 정면 도전…"올해 두 배 성장"

대만 AD링크테크놀로지와 한국 자본이 합작한 계측 장비 회사 `제이와이텍코리아`가 공식 출범했다. 개방형 소프트웨어(SW) 플랫폼으로 올해 갑절 성장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급성장하는 모듈형 계측기 시장에서 내쇼날인스트루먼트(NI)와 정면 대결이 예상된다.

제이와이텍코리아(대표 김주엽)는 23일 경기도 성남시에서 짐 류(Jim Liu) AD링크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협력 회사 관계자를 초대해 개소식을 열었다. 제이와이텍코리아는 대만 AD링크가 투자한 신규 계측기 회사다. PXI 기반 모듈형 계측기가 주력이다. AD링크의 계측기 하드웨어(HW)를 가져다 쓰고, 독자 소프트웨어(SW) 플랫폼을 구축했다.

짐 류 AD링크테크놀로지 CEO가 제이와이텍코리아 개소식에 참석, 회사 출범을 축하했다.
짐 류 AD링크테크놀로지 CEO가 제이와이텍코리아 개소식에 참석, 회사 출범을 축하했다.

향후 AD링크 시험·계측(T&M) 사업은 제이와이텍으로 분리, 통합된다. 제이와이텍 브랜드로 모든 제품이 판매된다. 글로벌 네트워크로 세계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합작이다.

지난해 7월 중국에서 제이와이텍차이나로 첫 발을 뗐다. 한국에 두 번째 법인을 설립했다. 일본 법인도 설립도 예정됐다. 각국 법인이 출자한 `제이와이이텍인터내셔널`이 글로벌 지주사 역할을 맡는다. 기존 시장 절대 강자인 NI와 경쟁 구도를 만든다.

제이와이텍은 AD링크 T&M 사업을 흡수, 올해 갑절 성장시킬 계획이다. 그 동안 약점으로 지적됐던 개방형 SW 플랫폼을 보완했다. 기존 AD링크 장비는 기본적인 구동 드라이버 외에 맞춤형 기능을 구성할 수 있는 SW 플랫폼이 부족했다. 개방형 SW `랩뷰`로 모듈형 계측기 시장을 장악한 NI에 밀려 힘을 쓰지 못했다.

제이와이텍코리아가 선보인 PXI 모듈형 계측기
제이와이텍코리아가 선보인 PXI 모듈형 계측기

제이와이텍은 랩뷰에 대항할 자체 SW 플랫폼으로 `시샵(SeeSharp)`을 내세웠다. 라이선스 없이 무료로 배포되는 C언어 기반이다. C# 언어를 모듈형 계측 장비 전용으로 개량했다. 그래픽유저인터페이스(GUI)를 채택한 랩뷰와 달리 텍스트 기반이다. 특정 브랜드 기기에 국한되지 않고 완전 개방형으로 쓸 수 있다. 개발자와 엔지니어 상당 수가 텍스트 언어에 친숙한 점을 고려했다.

T&M 장비를 양산 현장에 도입할 때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했다. PXI 모듈 하나 하나를 분리 구조로 제어한다. 특정 모듈을 바꾸거나 교정할 때 전체 시스템을 손보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쉽고 빠른 장비 유지·보수를 강점으로 내세운다.

김주엽 제이와이텍코리아 대표가 사업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김주엽 제이와이텍코리아 대표가 사업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김주엽 제이와이텍코리아 대표는 “시샵은 랩뷰에 대항할 만한 개방형 SW 플랫폼”이라면서 “무상 배포되는 C언어 기반, 높은 개방성 등을 따지면 랩뷰보다 우위에 있는 측면도 있다”고 소개했다.

T&M 시장 성장은 정체됐지만 PXI 모듈형 계측기 시장은 성장성이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2008년 4000억원 수준이던 모듈형 계측기 시장이 지난해 8000억원까지 커진 것으로 추정했다. 2021년 이 시장 규모는 2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모듈형 계측기는 기존 박스형 계측기와 달리 기능이 고정되지 않는다. 하나의 섀시 프레임(틀) 안에 필요한 기능별 모듈을 바꿔 끼워가며 사용한다. 높은 개방성, 범용성을 무기로 시장점유율을 높여가는 중이다. 업계는 이 시장 80~90%를 NI가 점유한 것으로 추정한다. 제이와이텍 목표는 NI가 장악한 이 시장을 분할하는 것이다.

김주엽 대표는 “T&M 시장은 정체됐지만 PXI 모듈 시장만은 높은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면서 “NI라는 절대 강자가 장악한 시장 구도에 균열을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