깐깐해진 김치냉장고 1등급 기준..."고효율 제품 비중 뚝 떨어지나"

LG 김치냉장고 `디오스 김치톡톡` (사진=LG전자)
LG 김치냉장고 `디오스 김치톡톡` (사진=LG전자)
삼성 지펠아삭 M9000.
삼성 지펠아삭 M9000.
2017년형 `딤채`
2017년형 `딤채`

김치냉장고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 기준이 상향된다. 업계에서는 올해 김치냉장고 신제품 중 1등급 비중이 20% 이하로 떨어질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주요 제조사는 에너지 기준에 맞는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출시될 김치냉장고는 지난해보다 전기를 20% 이상 더 적게 소모해야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을 획득할 수 있게 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특정 제품의 에너지 효율 1등급 제품 분포가 많아지면 제품 변별력을 높이기 위해 에너지 효율 기준을 까다롭게 수정한다.

업계에서는 1등급 제품 비중이 20%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 예측했다. 한층 높아진 기준 장벽으로 가전업계는 1등급 김치냉장고 제품 비중이 대폭 줄어들 것으로 점친다.

가전업계는 통상 늦여름에서 초가을 김치냉장고 신제품을 출시한다. 지난해 삼성전자, LG전자, 대유위니아가 출시한 신제품 김치냉장고의 전체 70%~80% 이상이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 제품이었다. 관련 법상 1등급 제품 비중을 강제하는 규정은 없다.

한 가전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우리 회사에서 출시한 1등급 제품들은 올해 강화한 기준에선 단 한 개 제품도 1등급을 획득할 수 없다”면서 “새로운 기준에 맞춰 제품 개발에 한창이지만 비중은 20%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1등급과 2등급 제품가격 차이는 꽤 크지만 두 제품 간 전기세 차이가 크지 않아 소비자는 굳이 1등급 제품을 사지 않는다”면서 “판매는 2등급~3등급 제품에 몰릴 수 있다”고 진단했다.

냉장고 에너지소비효율을 높이기 위해선 기능이 개선된 인버터 컴프레서를 장착하거나 고가 단열재 사용이 필요하다. 개발비와 제조원가가 올라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에너지 효율을 위해 두꺼운 단열재를 사용하면 제품 부피가 늘어나 금형 설계를 다시 짜야한다. 인버터 컴프레서 기능을 개선하는 것도 중요하다.

정부 정책 변경으로 고효율 제품을 다시 개발해야하는 상황인 만큼 제조사 입장에서는 소비자가격을 올릴 명분이 생겼다는 시각도 있다.

가전 유통업체 한 관계자는 “신제품 연구개발비가 높아지겠지만 가전 기업은 신제품에서 평균 판매단가(ASP)를 올릴 명분을 갖게 된다”면서 “올해 김치냉장고 신제품 에너지 효율과 가격을 꼼꼼히 비교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