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웰빙 가전 열풍이 갖는 의미

오용승 윌링스 기업부설연구소장.
오용승 윌링스 기업부설연구소장.

현대인은 웰빙 라이프를 추구한다. 웰빙은 단순하게 표현하면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자는 것이다. 2000년대 초반부터 시작된 웰빙 열풍은 친건강·친환경 가전제품 시장 형성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웰빙 가전제품은 내수 시장 침체기에도 오히려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소비자도 지속해서 늘고 있다. 웰빙 가전제품으로 분류되는 대표 품목은 정수기, 공기청정기, 비데 등이다. 향균·살균기능을 갖춘 세탁기, 산소 바람을 생성하는 에어컨 등도 웰빙 가전제품 품목으로 분류될 수 있다.

지난해 고등어구이 때 미세 먼지가 발생한다는 언론 보도 이후 가스레인지보다 인덕션 레인지의 판매량이 증가했다. 이 또한 웰빙 가전제품 선호와 연관된다. 가정에서 사용하는 가스레인지는 대부분 가스의 불완전 연소로 말미암아 유해 가스를 배출시킨다.

이 유해 가스는 공기보다 무겁기 때문에 환기가 필요하다. 주부 건강을 위협하기도 한다. 가스를 이용할 경우 가스 누출이나 불꽃으로 인한 화재 발생 우려가 있다. 그러나 인덕션 레인지는 불꽃을 사용하지 않고 전기를 사용해 가열하기 때문에 화재 걱정에서 해방될 수 있다.

열 변환 효율에서도 인덕션 레인지의 성능이 우수하다. 가스레인지의 열 변환 효율이 최대 40%인 반면에 인덕션 레인지는 75% 이상이기 때문에 에너지 절감에서 우수하다. 상판이 유리로 돼 있어 청소가 용이, 쾌적한 요리 환경을 만들 수 있어 주부 호응도 좋다.

시장 조사에 따르면 2006년 13만대이던 인덕션 레인지 시장 규모는 2013년 30만대로 성장했다. 올해에는 50만대 이상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인덕션 레인지는 유도 가열 전기밥솥과 동일한 원리로 동작된다. 기기 상판 아래 코일(둥글게 말아진 구리선)에 교류 전기를 흘려주면 자기장이 발생되고, 이 자기장에 의해 인덕션 레인지의 상판에 용기와 만나면서 용기 표면을 가열하게 되는 `전자유도가열` 원리다.

인덕션 레인지에서 에너지 변환을 담당하는 핵심 부품은 절연게이트양극성트랜지스터(IGBT)라는 전력반도체 부품이다. 현재 IGBT 대부분은 해외에서 제조된 제품이 사용되고 있으며, 별다른 보호 기능은 포함하고 있지 않다.

윌링스는 2010년부터 국가 에너지 기술 개발 사업을 통해 인덕션 레인지, 인덕션 전기밥솥과 같은 유도 가열 제품의 동작에 최적화된 지능형 전력소자(IPM) 개발에 성공했다. 인덕션 레인지의 필수 핵심 부품인 IGBT에 제어 회로 등 다양한 보호 기능을 추가, 단일 패키지화했다.

개발된 IPM은 종래 사용되는 IGBT와 크기가 동일하면서도 30% 효율 향상을 이뤘다. IPM을 인덕션 응용 제품에 적용하면 제품 고기능화와 소형화가 가능하고, 다양한 보호 기능으로 제품의 신뢰성 향상도 가능하다. 윌링스에서 생산되는 인버터는 연간 80만대 정도이며, 개발된 IPM과 가전제품이 동작되지 않을 때 소비되는 대기 전력 저감 기술을 함께 적용할 경우 연간 약 23GWh의 에너지 절감 효과가 발생될 것으로 추산된다.

앞으로도 삶의 질 향상과 웰빙 요구는 계속 증가할 것이며, 4차 산업혁명에 힘입어 정보기술(IT)과 가전제품이 결합한 다양한 사물인터넷(IoT) 가전제품이 개발될 것이다.

지난해 정부는 급속한 기술 변화에 따른 가전제품 트렌드를 선제 반영, 신제품 출시를 위한 시장 환경 조성을 위해 IoT 적용 가전제품에 대한 대기 전력 기준을 완화했다. 이런 면에서 가전 업계는 IoT 융합 산업의 최대 수요처로 떠오르고 있다. 반면에 앞으로 소비 효율 등급 기준은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한다. 정부가 규제 완화를 내세운 만큼 기업도 새로운 제품에 대한 연구개발(R&D) 지속과 소비 효율 등급 기준 강화 대비를 미리 준비할 필요가 있다.

오용승 윌링스 부설연구소장 ysoh@willing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