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컨드 틈새가전` 고성장...아이디어 신제품 확보 `총력`

`세컨드 틈새 가전` 제품의 판매량이 급격히 늘면서 정체된 가전 시장에 활력소가 되고 있다. 의류 건조기, 의류 관리기 스타일러, 전기레인지 등 일부 사치성 가전으로 취급 받던 제품이 일약 인기 제품으로 등극하며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 업계는 아이디어와 지역 맞춤형 전략으로 신규 수요를 만드는 틈새 가전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관련기사 6면>

다나와리서치 기준으로 지난해 의류 건조기 판매량은 전년 대비 581% 늘었다. 의류 관리기인 LG전자 스타일러는 334%, 전기레인지는 158%나 판매가 폭증했다.

롯데하이마트에 따르면 2월 의류 건조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400% 증가했다. 전기레인지의 매출은 전년 대비 30%, 200ℓ 이하 소형 김치냉장고의 매출은 25% 늘었다.

LG드럼 세탁기 건조기 세트
LG드럼 세탁기 건조기 세트

TV, 냉장고, 세탁기 등 주요 가전의 보급률은 사실상 100%를 넘김으로써 포화 상태를 보이고 있다. 김치냉장고도 보급률이 90%가 넘어 필수 가전 대열에 들어섰다. 주요 가전은 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 교체 수요에 의존한다. 판매량은 이미 정체 상태에 들어갔다.

가전업계는 새롭게 떠오른 틈새 가전에 주목한다. 건조기, 전기레인지와 같은 틈새 가전은 보급률이 아직까지 10%를 밑돈다. 초기 시장인 만큼 성장 기대치가 높다. 인버터나 모터 같은 기존 기술을 활용하면서 새로운 수요를 만들 수 있는 점도 매력이다.

의류 건조기도 최근 판매량 폭증세를 보이고 있다. 가전업체가 에너지 소비 효율 문제를 해결한 게 주효했다. 의류 건조기 국내 1위 LG전자는 인버터 히트 펌프 방식의 의류 건조기로 기존의 히터 방식 건조기에 비해 전기료를 약 3분의 1 낮췄다. 맞벌이 가정이 늘고 미세 먼지 문제가 대두되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서양 음식 문화에서 탄생한 전기레인지도 최근 한국식 하이브리드 방식 제품이 개발, 다시 주목받고 있다. 특히 프리미엄 아파트에 빌트인으로 판매되는 수량이 많다. 삼성전자, LG전자, 쿠첸, SK매직이 매해 전기레인지 신제품을 선보이며 경쟁한다.

삼성전자가 전기레인지 인덕션 신제품
삼성전자가 전기레인지 인덕션 신제품

`두 번째 냉장고`도 팽창한다. 각 가정에 800ℓ용 이상의 대형 양문형 냉장고가 보급돼 있는 상태다. 쌀이나 화장품, 와인 등을 보관하는 전용 세컨드 냉장고가 떠올랐다. 세컨드 김치냉장고의 수요도 커지면서 김치냉장고를 두 대 이상 둔 가정도 증가하고 있다.

건조기와 전기레인지 등은 100만원을 웃도는 가전이다. 프리미엄 마케팅으로 수익성도 높아 제2의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가전 업체는 신규 수요를 창출하는 틈새 가전을 내놓기 위해 상품 개발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27일 “아이디어형 가전은 소비자 욕구나 당시 여러 상황과 맞물려야 인기 제품 반열에 오를 수 있다”면서 “새로운 기능이나 제품군을 만들기 위해 상품 기획 단계에서 철저한 소비자와 지역 조사를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