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미디어그룹이 제작한 뮤지컬 `오!캐롤`이 지난달 28일부터 5월 7일까지 디큐브아크센터에서 공연 중이다. 지난해 국내 초연 공연에 이은 이번 앙코르 공연은 기존 출연자 외에 최정원, 김승대, 조휘, 린지, 최우리가 추가로 합류했다. 본지는 초연부터 허비 역으로 참여한 남경주와 이번 앙코르 공연에서 합류한 최정원과의 인터뷰를 통해, 뮤지컬 전문 배우가 바라보는 세상을 독자들과 공유한다.
![`오!캐롤` 허비 역 남경주(캐릭터컷). (사진=쇼미디어그룹 제공)](https://img.etnews.com/photonews/1703/928037_20170228111258_460_0001.jpg)
◇`오!캐롤`의 앙코르 공연에 참여한 소감은.
`오!캐롤`에서 남경주가 맡은 허비는 파라다이스 리조트 쇼의 베테랑 MC로 에스터를 오랫동안 짝사랑하면서 20년째 지켜보고 있는 인물이다. 남경주는 “우선 재공연은 배우들에게도 좋은 일이고, 중장년 관객들에게도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도 기분 좋은 일입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뮤지컬 전용극장인 디큐브아트센터로 장소를 옮겨 음향, 출연, 관람 환경이 좋아졌고, 쇼핑몰이 인접해 있어서 관객들이 와서 즐길 수 있는 환경을 꼽았다. 공연 밀도가 높아졌고, 기술적으로도 많이 보완됐다는 이야기를 덧붙여, 공연은 재공연을 통해 완성도를 높여간다는 통설을 떠올리게 했다.
![`오!캐롤` 에스더 역 최정원(캐릭터컷). (사진=쇼미디어그룹 제공)](https://img.etnews.com/photonews/1703/928037_20170228111258_460_0002.jpg)
최정원은 “`오!캐롤`은 닐 세다카의 음악으로 만든 라이선스 작품이지만, 우리나라 정서에 맞게 만든 창작 수준의 뮤지컬이기 때문에 우리 살아가는 인생을 다룬 것으로 느껴진다. 특히 저희 뮤지컬 배우들은 인생과 가정, 공연이 많이 다르다. 이 작품은 그런 두 가지를 다 부드럽게 접목해서 좋다”고 새로 합류한 소감을 밝혔다.
◇배우 남경주와 인간 남경주, 배우 최정원과 인간 최정원.
무대 위 배우와 자연인으로서의 모습에 대한 질문에 최정원은 “우선 인간 최정원은 배우 최정원만큼 화려하거나 강렬하지 않습니다. 제가 `시카고`할 때마다 느끼지만 평상시 누굴 미워하고 욕하고 이런 적이 없는데, 무대에서는 그렇게 합니다. 무대 위에서 정화되고 카타르시스를 느끼면서 긍정적이고 밝게 되는 것 같다. 저는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편이다. 사람들 만나는 것도 좋아하고. 좋은 사람이 좋은 배우가 된다는 것을 항상 느낍니다. 평상시 생활도 가만히 있다고 그냥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노력을 해야한다”며 배우로서의 노력을 강조했다.
![`오!캐롤` 공연사진(남경주). (사진=쇼미디어그룹 제공)](https://img.etnews.com/photonews/1703/928037_20170228111258_460_0003.jpg)
남경주 또한 배우로서의 노력을 중요하게 말했는데, “저는 이제 그냥 애기 아빠이며, 당연히 가장이고 직업을 배우로 갖고 있는 것이다. 저는 누구보다도 뛰어나지 않은 평범한 사람이지만, 배우라는 직업을 가졌기에 정체되지 않으려고 항상 노력합니다. 가족과의 가정생활에 충실하려고 노력하고 그를 통해 정서적인 부분을 채워가려고 노력한다”며, 일과 생활의 균형을 맞추며, 정서적인 부분을 충족하기 위해 일반 생활을 더 충실히 한다고 밝혔다.
남경주와 최정원은 공통적으로 생활을 열심히 충실히 해야 멋진 연기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는 점이 주목되는데, 뮤지컬 배우를 꿈꾸는 많은 후배들에게 중요한 지침이 될 수 있다.
◇노래와 연기, 무엇을 할 때 나는 더 행복하나요.
뮤지컬 배우는 뮤지컬의 노래인 뮤지컬 넘버를 부를 때 행복할까, 아니면 연기를 할 때 행복할까에 대한 궁금증을 가진 독자들도 많을 것이다. 남경주와 최정원의 인터뷰는 각각 진행됐는데, 두 사람이 비슷한 대답을 했다는 점이 흥미롭다. 28년 이상 같이 호흡을 맞추고 있는 명콤비이기 때문에 비슷하게 생각하고 있을 수도 있다.
![`오!캐롤` 에스더 역 최정원. (사진=쇼미디어그룹 제공)](https://img.etnews.com/photonews/1703/928037_20170228111258_460_0004.jpg)
“사실 어렸을 때는 노래하고 춤출 때 굉장히 성취감을 느꼈다. 그때 환호도 가장 많이 받았다. 최근 들어 저는 그 역할에 온전히 몰입돼 연기할 때가 무척 좋아요. 더 들어가면 제가 연기하는 액션보다는 누군가가 연기하는 것을 제가 받아주는 리액션을 할 때 더 행복하다. 지금 내 앞에서 누군가가 인생을 나에게 이야기하면, 나는 최정원이 아닌 에스더로서 허비를 바라보게 되고 수잔을 바라보게 된다. 배우는 연기를 잘하는 게 굉장한 축복인 것 같다.”(최정원)
“노래와 연기, 어떤 것이 더 먼저라고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뮤지컬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음악이 먼저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음악이 먼저이기도 하고요. 그렇지만 저는 연기를 전공해 연기에 애착이 더 많고, 노래도 대사처럼 연기처럼 하려고 아직도 노력을 많이 합니다. 관객들에게 소리의 아름다움보다 연기적으로 전달했을 때 정서적으로 더 잘 전달되기 때문에, 훨씬 더 감동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사 내용에 대한 정서의 전달이 중요합니다.”(남경주)
화려하게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시간을 더 행복하게 여길 것이라고 예상할 수도 있는데, 남경주와 최정원은 그들의 경험과 연륜을 토대로 연기의 중요성, 연기를 할 때의 행복감을 표현했다. 단지 노래를 잘 부르면 되는 장르가 아니라는 것을 남경주와 최정원은 알려주고 있는 것이다.
![`오!캐롤` 에스더 역 최정원. (사진=쇼미디어그룹 제공)](https://img.etnews.com/photonews/1703/928037_20170228111258_460_0005.jpg)
◇ 내가 만약 독자라면. 나의 인터뷰 기사에 독자의 입장으로 댓글을 달면.
본인의 인터뷰 기사에 독자의 입장으로 댓글을 달면 어떤 글을 쓸 것이냐는 질문에, 남경주는 “일과 가정에 균형을 맞춘다는 것에 공감한다. 한 가지 일을 오랫동안 전문적으로 하는 것에 대해 신뢰를 보내며 용기 내라, 응원한다”라는 댓글을 제시했다.
최정원은 “정말 `오!캐롤` 무척 궁금하네요. 최정원씨 기사를 읽다 보니까 이것은 꼭 봐야하는 작품으로 꼽혔습니다. 우선은 최정원씨 `오!캐롤`을 보고 제가 다시 한 번 댓글을 남기겠습니다.”라고 재치있게 답했다.
`오!캐롤`은 닐 세다카의 음악을 사용한 라이선스 뮤지컬이지만, 우리나라에서 재창조돼 한국적인 정서를 담고 있는 작품이다. 시작은 미국에서 했지만 우리나라에서 대형 뮤지컬로 만들어졌는데, 브로드웨이로 다시 역수출하는 작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탈리아에서 시작한 발레가 프랑스에서 기초를 닦고 러시아에서 황금기를 맞은 후 다시 유럽에 역수출됐던 것처럼, 우리나라에서 가장 활발히 발전하고 있는 뮤지컬 `오!캐롤`이 우리의 문화 콘텐츠로 자리 잡을지, 그 과정에서 남경주와 최정원은 어떤 활약을 할지 기대된다.
천상욱 전자신문엔터테인먼트 기자 lovelich9@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