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VC-PE펀드 수시 출자로 전환

산업은행이 올해 간접투자 출자 사업을 일괄 출자에서 수시 출자로 변경한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올해 사모펀드(PE)와 벤처캐피털(VC) 펀드 출자 계획을 내달 초 발표한다.

산은, VC-PE펀드 수시 출자로 전환

산업은행 관계자는 “시장 의견을 반영해 올해 출자 사업은 지난해와는 달리 시장 여건에 맞춰 순차로 재원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출자 규모는 지난해와 동일한 수준인 8400억원 안팎이 될 전망이다.

올해는 전체 투자 재원 가운데 절반 만을 상반기 출자할 계획이다. 나머지 재원은 정책 목표와 시장 여건에 맞춰 수시로 출자한다. 1월부터 위탁운용사를 모집 중인 신성장육성펀드와 유사한 형태가 될 전망이다. 산은은 이 펀드에 900억원을 출자할 예정이다.

위탁운용사 선정은 지난해와 동일한 리그별 선정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산업은행은 대·중·소형으로 리그를 나눠 회사 규모별로 다양한 운용사를 선정하는 방식을 택했다. 신설 운용사를 위한 루키리그도 별도로 모집했다.

산은 관계자는 “올해도 지난해와 마찬가지 형태로 다양한 규모 운용사들이 진입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운용사 투자 자율성을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출자 방식을 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산은 출자 사업에 증권사들이 대거 이름을 올릴 것으로 관측했다. 신기술투자조합 결성 허용, 창업투자전문 PEF 도입 등 제도 개선 영향 때문이다.

창투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는 PE와 VC펀드 가운데 선택해 지원할 수 있어 창투사에 비해 유리한 점이 많다”면서 “창투사끼리 어떤 분야에 지원할 지 눈치 싸움이 치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금융투자업계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중기특화증권사들은 지난달 28일 금융위원회에 산업은행 출자 사업에 중기특화증권사 별도 선정 요건을 만들어 달라고 건의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금융당국 정책 목적이 조선·해운 등 취약 분야 사업 재편인 만큼 소형사보다는 증권사 계열 PE가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