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기 여의시스템 대표가 제8대 이노비즈협회(중소기업기술혁신협회) 지난 28일 회장으로 취임했다. 앞서 6대 회장을 역임했다는 점에서 그에게 거는 기대가 남다르다.
성 회장은 “협회장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싫다고 안 할 수 있는 자리도 아니다”라며 “협회만을 위한 자리가 아니라 대한민국을 위해 일한다는 생각으로 임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성 회장은 이노비즈 기업 누적 일자리 30만개 달성을 목표로 내걸었다. 또 9000개인 수출기업도 1만2000개까지 늘리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이노비즈 기업은 업력 3년 이상 중소기업 중 기술혁신성을 평가해 정부가 인증한 우수 중소기업이다. 일반 중소제조기업 대비 매출액은 3.2배 높고, 영업이익은 2.9배 높다. 7년 연속 3만개 일자리 창출이라는 기록도 세웠다.
성 회장은 “이노비즈기업이 배가 고파 도와달라는 것이 아니다”라며 “이노비즈기업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빨리 성장해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기업군으로, 차세대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 회장은 정부가 우수 인재 중소기업 유입에 앞장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나아가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지원이 해외진출 지원이라고 덧붙였다. 협회도 이란에 성공적으로 개설된 글로벌기술교류센터를 해외 5개소 이상 확대할 예정이다.
성 회장은 자신이 경영하는 여의시스템 사례를 들어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설명했다. 여의시스템은 그가 1991년에 창업한 산업용 컴퓨터·자동화 기술 전문 기업이다.
성 회장은 “우리 회사도 대기업과 공동 프로젝트를 많이 했지만, 한계가 분명했다”며 “드라이브스루(승차구매) 시장을 겨냥해 무인화장비를 개발해 미국, 중국, 호주, 사우디아라비아 계약 체결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작년 초 80여명이던 직원이 100명을 넘어섰다.
성 회장은 중소기업 스스로 대기업 사업 의존도를 줄이고, 기술을 개발해 해외 진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뼈를 깎는 수준의 연구개발(R&D) 투자가 필요하다. 지난해 여의시스템도 창업 이후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성 회장은 “창업 초기에는 창업자와 동료들이 기술을 보유하지만, 기업이 성장하면 창업가는 경영에 집중하게 된다”며 “최고경영자(CEO)가 빠지면서 모자란 기술 부분을 고급기술 인력이 채워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성 회장은 취임사에서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이노비즈 기업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이라며, 정부에 중소기업 중심 정책을 펴달라고 주문했다. 장관급 중소기업 담당부처를 만드는 것을 그 첫 번째 과제로 꼽았다.
성 회장은 “혁신하지 않으면 기업인이 아니다”며 `두려움 없는 CEO정신`의 중요성을 전했다. 환갑이 넘은 나이에도 젊을 때와 마찬가지로 등산과 암벽등반을 즐기는 이유다.
마지막으로 그는 `따뜻한 동행`을 강조했다. 중소기업 직원이든 가족이든 따뜻하게 대해야 인재가 찾아온다는 의미다. 앞서 6대 회장 시절에도 강조했던 내용이다. 그는 “똑같은 말을 시간이 흘렀다고 바꿀 필요는 없다. 혁신과 따뜻함은 같이 가야한다”고 덧붙였다.
김명희 기업/정책 전문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