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파산으로 수출기업 해상운임 부담이 커진 것으로 조사됐다. 물류비용 상승으로 수출기업 경쟁력 확보에 빨간불이 켜졌다.
한국무역협회는 2일 `한진해운 파산에 따른 수출 물류환경 변화` 보고서에서 한진해운 법정관리 이후 수출지역 해상운임이 상승했다는 업체가 217개사(65.4%)에 달한다고 2일 밝혔다. 무역협회가 지난해 수출실적 100만달러 이상 화주업체 332개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다.
수출기업 가운데 운임 상승폭이 30% 미만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74.2%였다. 30% 이상이라고 답한 기업도 20.3%였다. 우리나라 주요 수출국 별 운임상승폭은 아시아, 북미, 중국 모두 10~30% 수준 상승폭이 가장 많았다. 해상운임이 오르면 수출가격 인상, 납기 지연 등으로 직결된다. 수출기업에는 가격경쟁력 악화 등을 초래한다.
실제 수출기업은 해상운임이 상승하면 가격경쟁력(45.7%), 납기지연(25.0%), 거래선 이탈(20.3%)가 우려된다고 응답했다.
해상운임이 상승하는 이유는 세계 주요 해운사 중 하나였던 한진해운이 사라지면서 물건을 싣는 선박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수출기업은 물건을 배에 실으려고 해도 기존에 있던 항로가 축소되면서 대체 선박을 구해야만 한다. 급하게 대체 선박을 찾기 때문에 운임 조건 등이 불리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지만 수출 중소기업으로서는 마땅한 대책이 없는 것이 문제다. 해상운임이 상승했다고 응답한 업체는 다른 선사 이용을 확대(57.6%)하거나, 수출가격을 인상(12.3%)했다. 특별한 대응책 없다는 업체는 51개사(23.3%)다.
선복이 부족해지면서 수출차질물량도 발생한다. 선복은 선박에서 화물을 싣도록 구획한 장소를 말한다.
수출기업 78.0%는 월간 수출 차질물량이 10TEU(20피트 컨테이너 단위) 미만으로 발생한다고 응답했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중소 수출업체로서는 적지않은 부담이다. 선복 부족으로 발생하는 피해로는 `납기지연(44.5%)` `가격경쟁력(27.2%)` `거래선 이탈(26.2%)`을 꼽았다. 납기지연은 물류비용을 상승시키고 바이어 신뢰 하락, 거래선 축소 등 2차 피해를 유발한다.
김병훈 무역협회 신산업물류협력실장은 “한진해운 사태 이후 우리 수출업계는 단기적으로 해상운임 상승과 선복 부족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국적선사를 육성하고 운송루트를 다변화하는 등 수출화주를 지원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