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TV열풍, 찻잔속 태풍으로 끝나나

중국산 TV열풍, 찻잔속 태풍으로 끝나나

지난해 TCL, 하이얼, 샤오미 등이 몰고 왔던 중국산 TV 열풍이 1년 만에 잠잠해졌다. 소비자가 중국산 TV구매를 외면하면서 대형 유통점을 중심으로 중국산 TV 오프라인 판매를 줄이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산 TV 판매가 삼성, LG전자와 국내 중소 TV제조사에 밀려 판매가 지지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하이마트는 최근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하던 TCL제품 대부분을 온라인 판매채널로 옮겼다. 올해 새롭게 출시한 TV는 아예 온라인에서만 판매하기로 결정했다. 하이얼 TV제품도 3개 라인업 중 한개 라인업을 오프라인 매장에서 제외했다.

TCL은 지난해 초 초기물량 2000대가 2주 만에 완판되는 등 돌풍의 주역이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판매가 줄었다.

하이마트는 최근 TV 판매대를 전폭적으로 변화해 일부 중소기업 제품은 매장에 진열하는 대신 중국산 TV는 온라인으로 돌렸다.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라인업은 변동 사항이 없지만 롯데그룹 주요 추진 사업 중 하나인 옴니채널 활성화를 위해 판매 채널을 변경해 운영하는 것”이라면서 “중국산 TV 판매는 월별로 증가와 감소를 반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프라인 매장 뿐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삼성, LG전자를 비롯해 국내 중소기업이 판매 대부분 을 차지하고 있다. 다나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초고화질(UHD) TV, 풀HD TV, HD TV 제품군 판매 모두에서 1, 2위는 삼성, LG가 차지했으며 나머지는 와사비망고, 알파스캔, 대우루컴즈 등 국내 중소기업이 순위에 올랐다.

업계는 중국산 TV 돌풍이 잠잠해진 주요 원인으로 중국 브랜드 이미지를 꼽고 있다. TCL, 하이얼, 샤오미 등 모두 영향력있는 기업이지만 아직 TV 분야 인지도는 삼성, LG전자에 한참 뒤진다. 게다가 가성비를 앞세우는 중국산 TV가 국내 중소기업 초저가 상품 공세로 가격경쟁이 쉽지 않다.

샤오미 TV 판매 무산도 한몫 했다. 샤오미 TV는 지난해 9월 국내 출시를 목표로 했으나 출시가 계속 연기되면서 중국산 TV 돌풍이 이어지지 못했다. 샤오미TV는 국내 판매를 계획하는 단계에서 삼성, LG전자 등 TV구매 쏠림 등 사업성이 낮다고 판단해 TV판매 계획을 중단한 것으로 전해진다.

정영일기자 jung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