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미세 먼지 때문에 밖에 나가서 놀지도 못하고 창문도 마음대로 열어놓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친구들과 운동장이나 놀이터에서 이런 저런 놀이를 하면서 뛰어놀면 참 좋은데 말이죠.
미세먼지나 대기 오염은 여러 원인이 있습니다. 중국에서 날아오는 미세먼지도 있고, 공장이나 자동차에서 뿜어내는 매연도 있습니다. 게다가 공장이나 자동차에서는 지구 온난화에 영향을 끼치는 이산화탄소도 많이 나와 문제입니다. 이는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중국에서 날아오는 오염된 공기 때문에 우리나라가 피해를 보듯이 공기는 지구 모두가 함께 공유하는 것이기 때문이죠. 유럽에서는 각종 배출가스를 줄이기 위해 오래된 경유차 운행을 제한하자는 제안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2015년에는 전 세계 정부 수장들이 프랑스 파리에서 모여서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기로 약속했습니다. 그러면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이 바로 친환경자동차입니다. 배출가스가 적은 자동차를 친환경 자동차라고 합니다.
그 중에서 배출가스가 아예 `0`인 자동차가 있는데요, 전기차와 수소전기차입니다. 전기차는 어느 정도 알려지고 판매도 합니다. 가끔 거리에서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수소전기차는 아직 생소한데요, 오늘은 수소전기차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Q:수소전기차는 무엇인가요.
A:영어로는 FCEV(Fuel Cell Electric Vehicle)라고 합니다. 수소를 연료로 해서 전기를 만들어, 그 전기 힘으로 달리는 자동차입니다.
수소와 산소가 만나면 물이 된다는 사실 알고 있나요. 그런데 수소와 산소가 만나서 물이 될 때 전기도 만들어집니다. 그 전기를 이용하는 것이지요. 자동차 안에는 수소 연료전지가 있고, 이 연료전지 안의 수소와 공기 속 산소가 만나서 전기를 발생시키고, 그 전기가 모터를 돌려서 주행을 합니다. 수소전기차에는 전기차와 마찬가지로 엔진이 없지요.
수소 전지에 있는 수소를 다 쓰면, 수소 충전소에 가서 수소를 충전해 사용해야 합니다. 전기차는 충전하는 데 몇 시간이 걸리지만 수소는 충전하는 데 2~3분이면 충분합니다. 배출 가스는 전혀 없고 오로지 물만 배출하는 차여서 친환경자동차로 불립니다.
또 다른 친환경자동차인 전기자동차는 배출가스가 없다는 것은 같지만 화력발전소 등에서 전기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각종 가스를 만들어 냅니다. 이런 문제도 없는 수소전기차야 말로 궁극의 친환경자동차라고 불리고 있습니다.
Q:수소전기차가 공기 정화까지 한다고.
A:배출가스가 없을 뿐만 아니라 기존의 오염된 공기를 정화하는 역할도 한답니다. 왜냐하면 공기 중 산소를 걸러내서 수소와 만나게 해주는 과정에서 필터를 사용하기 때문이지요. 수소전기차가 지나 간 곳은 필터로 깨끗해진 공기가 남습니다. 공기 중 산소는 충분하니까 산소를 사용했다고 해서 문제가 되는 것도 아니고요.
지난해 6월 프랑스에서 현대자동차가 수소전기차가 공기를 정화하는 것을 보여주는 시험을 했습니다. 미세먼지가 들어 있는 애드벌룬과 속이 비어 있는 애드벌룬을 투싼ix 수소전기차 차량 앞뒤에 장착해 오염된 공기가 어떻게 변하는지 보여주는 실험이었죠.
시동을 걸자 차량 앞쪽 공기 흡입구와 연결된 애드벌룬은 부피가 작아지고, 배기구와 연결된 애드벌룬은 점점 팽창했습니다. 공기 중의 산소와 차량 내 저장된 수소를 화학적으로 반응시켜 발생된 전기로 구동하는 수소전기차가 외부 공기를 빨아들인 후 물을 포함한 청정공기로 내뿜은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오염된 외부 공기는 차량을 거치면서 순식간에 청정공기로 변합니다. 수소전기차는 공기를 정화해 연료전지 스택(수소와 산소를 반응시켜 전기와 물을 만드는 주요 장치)에 공급하기 때문에 일반 차량에 장착되는 필터 보다 훨씬 성능이 우수한 공기 필터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만약 공기 필터가 걸러내지 못하는 미세먼지가 있다면 가습 과정에서 추가로 저감되며, 스택 내부 미세기공 구조의 탄소섬유 종이로 된 기체확산층(공기를 연료전지 셀에 골고루 확산시키는 장치)을 통과하면서 또 한 번 걸러지게 됩니다. 2중, 3중의 공기 정화 기능이 있는 셈이지요.
현대자동차는 수소전기차 1대가 1㎞를 달리면 미세먼지를 최대 20mg 저감하는 효과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디젤 중형 승용차가 1㎞ 주행시 배출가스를 통해 미세먼지를 약 10mg 발생시킨다는 점을 감안하면 수소전기차 1대가 최대 디젤차 2대 분의 배출가스 미세먼지를 정화하는 것이지요.
Q:그런데 왜 아직 거리에서 수소전기차를 보기 힘든거죠.
A:수소 연료전지에 있는 수소를 다 사용하면 수소를 충전해야 합니다. 그런데 충전소를 세우는 데 비용이 너무 많이 듭니다. 그러니 충전소를 많이 설치하기 힘든 것이지요. 휘발유나 경유를 채울 수 있는 주유소는 시내 곳곳에 있어서 언제 어디서든 편리하게 주유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수소충전소는 도시에 하나 두개 밖에 없어서 이용자들이 충전하는 데 불편함이 큽니다.
수소전기차가 비싼 것도 사람들이 구매를 꺼리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사람들이 구매를 꺼리니 대량생산이 힘들어 원가는 비싸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정부가 나섰습니다. 수소전기차에는 보조금을 줘서 소비자 부담을 덜어주고요, 수소충전소도 설립하는 비용도 지원합니다. 보다 많은 기업들이 수소충전소를 설립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이지요. 그럼에도 여전히 비용이 비싸 수소전기차가 대중화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듯합니다.
문보경 자동차 전문기자 okmun@etnews.com
주최:전자신문 후원:교육부·한국교육학술정보원
<관련도서>
『수소혁명』 제레미 리프킨 지음(이진수 번역). 민음사 펴냄
제레미 리프킨은 석유 자원 시대가 곧 종말을 맞을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강력한 새 에너지 체계로 주목받게 될 수소 에너지의 무한 가능성을 집중 소개한다. 석유 에너지 고갈과 함께 대체 에너지 개발도 본 궤도에 오르면 수년 내 수소 연료 실용화가 가능해진다. 수소 에너지 시대에는 연료비 부담이 적어 세계 권력 구조도 변화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수소경제를 선도하는 글로벌 수소연료전지자동차 개발동향과 시장전망, 참여업체 사업전략』, 편집부 지음, 아르고북스 펴냄
이 책은 수소전기차 관련 전문서적이다. 수소전기차 시장의 현재와 미래를 진단하고, 관련 기술개발 동향과 함께 글로벌 기업 전반의 사업전략을 서플라이 체인별로 조사 분석해 담았다. 연료전지와 핵심부품, 수소 충전소 인프라 구축 등 산업 생태계를 망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