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산 독점 깨진 OLED 장비, 무한경쟁 돌입

삼성·LG디스플레이, 복수 공급사 방식 채택…韓 장비업체 부상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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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핵심 장비의 독과점 구조가 속속 붕괴되고 있다. 국내외 장비업계가 급팽창하는 OLED 시장을 겨냥해 연구개발(R&D) 역량을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등 한국 패널업체의 후광을 업고 국산 장비가 외산 독점 구조를 깨는 사례도 나왔다. 반면에 초기 시장을 독식해 오던 장비업체가 경쟁사 등장으로 단가 인하 압박에 내몰리고 있다. 기술과 가격을 놓고 무한 경쟁이 시작됐다.

5일 장비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유기물 증착, 레이저리프트오프(LLO), 잉크젯 박막봉지(TFE) 등 핵심 장비에서 독점 납품 구조를 깨고 복수 공급사(멀티 밴드) 방식으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장비 물량을 안정 확보하는 한편 경쟁 영업을 유도, 장비 구매 비용 절감을 위한 일환이다.

지난해 세계 OLED 시장에서 최고 규모의 투자를 집행한 삼성디스플레이는 중소형 플렉시블 OLED 공정장비의 하나인 LLO 공급망을 최근 다변화했다. 과거 엑시머레이저 소스를 이용한 장비만 공급받았으나 최근 레이저 소스를 다이오드펌핑고체레이저(DPSS)로 이원화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AP시스템 독자 공급에서 새로 필옵틱스가 LLO 장비 공급을 시작했다. AP시스템도 DPSS 제품군을 갖추고 대응에 나섰다.

그동안 DPSS 기술 기반의 LLO 장비를 LG디스플레이에 공급한 이오테크닉스도 삼성디스플레이로 사업 영역을 넓힐 수 있게 됐다.

일본 기업이 독점한 유기물 증착기 시장에서는 한국 기업이 강력한 대항마로 떠올랐다. 선익시스템과 에스에프에이는 일본 캐논도키가 석권한 시장에 상용 장비를 출하하며 도전장을 내밀었다. 선익시스템은 LG디스플레이, 에스에프에이는 중국 고비전옥스(GVO)에 각각 납품했다. 앞으로 패널 양산 성적이 좋으면 다른 패널업체에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레이저결정화(ELA) 장비 시장도 경쟁 구도가 복잡해졌다. 삼성디스플레이는 AP시스템, LG디스플레이는 일본 JSW에서 각각 장비를 공급받았다. LG전자 소재·생산기술원(PRI)이 2014년부터 양산용 ELA 장비를 LG디스플레이에 납품하면서 독과점 구조가 깨졌다.

잉크젯 프린팅 기반의 TFE 공정 장비는 미국 카티바만 유일하게 상용화했다. 그러나 최근 LG PRI가 LG디스플레이에 양산용 장비를 납품, 독점 구조를 깼다. 삼성전자 자회사 세메스도 이 장비를 R&D용으로 삼성디스플레이에 공급했다. 최근 추가 공급도 이뤄진 것으로 알려져 상용화가 가까워졌다는 평가다.

국내 기업이 여전히 진입하지 못하거나 외산 장비 절대 비중이 높은 장비도 남아 있다. 전통의 TFT 백플레인 공정 가운데 노광 공정은 일본 캐논과 니콘이 장악한 대표 분야다. 화학기상증착(PECVD) 장비는 원익IPS와 주성엔지니어링이 오랫동안 장비를 공급했지만 여전히 미국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스에 비해 공급량이 턱없이 적다.

업계 관계자는 “패널 제조사가 OLED 양산 경험을 축적하면 핵심 공정 장비군에 복수 공급자 체계를 갖춰 제품을 적기에 확보하고 구매 단가도 낮추는 효과를 노릴 수밖에 없다”면서 “기존 시장에 후발 주자가 진입, 경쟁이 치열해지는 사례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조사 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올해 플렉시블 OLED 출하량은 지난해 5900만대보다 135% 증가한 1억3900만대가 될 전망이다.

플랙시블 OLED 출하량 전망
플랙시블 OLED 출하량 전망

<주요 OLED 공정 장비 경쟁 구도 변화>


주요 OLED 공정 장비 경쟁 구도 변화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