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뛰어난 화질로 프리미엄 TV에 활용되며 크게 주목을 모으고 있는 `퀀텀닷(양자점)`을 활용, 암을 조기에 발견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김성지 포스텍 화학과 교수와 정상화 박사, 명승재 아산생명과학연구원 의생명연구소장 공동연구팀은 퀀텀닷의 발광신호를 조절해 몸 속 깊은 곳의 암을 발견하면 적외선으로 알려주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퀀텀닷은 형광을 내는 수십에서 수백 나노미터(nm) 크기의 반도체 결정이다. 초고화질 TV나 반도체, 태양전지 등에 활용되며 주목받고 있다.
의학계에서는 조영제로 활용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밝은 적외선을 자유롭게 발광할 수 있는 성질 때문에 신경전달이나 줄기세포 분화, 암 전이 과정 등에 대한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연구팀은 이러한 퀀텀닷의 발광신호를 선택적으로 조절하는 기술을 처음으로 개발했다. 연구팀은 퀀텀닷 표면의 유기물질과 퀀텀닷 사이의 빛을 유발하는 전자 이동을 이용, 제2근적외선 영역에서 빛을 내는 신호를 조절하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이 퀀텀닷과 암세포에서 과발현되는 유기물질을 펩타이드로 연결, 평소에는 낮은 신호를 보이다가 암 조직 근처에서만 높은 발광신호를 보이는 퀀텀닷 프로브(probe)를 제작했다.
여기서 이용된 제2근적외선 영역은 기존 근적외선 영역에 비해 생체조직에 의한 산란이 적게 일어나 이를 이용한 기술은 생체 깊숙한 곳의 생명 현상을 번짐 없이 관찰할 수 있는 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연구 제1저자인 정상화 박사는 “수 센티미터(cm) 두께 이상 조직 아래에서 일어나는 생명 현상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제2근적외선 영역에서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광학 프로브 개발이 필요하다”면서 “이번 연구는 다른 단백질 효소나 생체 내 분자 농도를 검출할 수 있는 퀀텀닷 프로브 개발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는 미국화학회(ACS)가 발간하는 `나노레터스(Nano Letters)`를 통해 발표됐다.
포항=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