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소프트웨어(SW) 교육이 화두다. 요즘은 신문과 방송의 정치·경제·사회 뉴스에 4차 산업혁명,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이 언급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SW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국민 대부분이 안다. 교육 정책 결정자도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핵심 요소는 SW임을 이야기한다.
SW 중심 사회 등을 운운하면서 초등학생 때부터 SW를 교육해야 한다고 한다. 그러나 현실은 어떠한가. 2015년 9월에 발표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고시 제2015-74호를 보면 초등학교 1~2학년은 학교 수업을 총 1744시간 받지만 SW 교육은 한 시간도 없다.3~4학년은 어떠한가. 이때도 총 1972시간 수업 가운데 SW 교육은 한 시간도 없다. 5~6학년이 돼야 겨우 2176시간 가운데 17시간의 SW 교육을 받는다.
초등학교 6년 동안 학생이 받는 총 5892시간 수업 가운데 SW 교육은 17시간에 불과한 셈이다. 전체 수업에서 SW 수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0.29%다. 이러면서 학교에서 SW 교육을 한다고 야단이다.
공교육에서 17시간 SW 교육을 한다고 하는데 과연 충분할지 의문이다. 더욱이 교과목을 살펴보면 초등학교에서는 국어, 사회, 도덕, 수학, 과학, 실과, 체육, 음악, 미술, 영어만 있다. 정보, 컴퓨터, SW라는 교과목은 존재하지 않는다. 중학교에 올라가야 겨우 정보가 교과목으로 존재한다.
지난 2000년께 지금 4차 산업혁명처럼 정보화가 화두였다. 모든 산업이 정보에 초점을 맞춰 변화하기 시작했다. 이때 우리나라 교육은 7차 교육 과정이 진행됐다. 2000년 8월 `21세기 세계화 정보화 시대를 주도할 창의 한국인 자율 양성` 방향으로 초·중등 정보통신기술(ICT) 교육 운영 지침을 만들었다.
그 지침을 보면 초등학교 1~6학년은 일주일에 한 시간 이상 ICT 교육을 해야 한다고 명시됐다. 모든 교과에서 10% 이상 ICT를 이용한 수학, 과학, 영어 등 수업을 해야 한다. 정보통신 소양 교육과 활용 교육으로 나눠 모든 초등학생이 일주일에 한 시간 이상 수업을 받아야 됐다. 불행하게도 이 지침은 2008년에 폐지, 우리나라 초등학교에서 정보 교육은 실종됐다. 천만다행하게도 관심 있는 교장 선생님이 근무하는 학교에서는 창의 체험이나 특별활동 시간에 학생들에게 체험할 수 있게 했다. 매우 빠르게 성장하면서 망각을 잘하는 것인지 모르지만 2000년 정보통신 교육 운영 지침만도 SW 교육이 17시간 이상이다.
내용을 보면 정보처리 이해라는 영역에서 초등학교 1~2학년은 다양한 정보 세계, 재미있는 문제 및 해결 방법을 배운다. 3~4학년 과정에는 숫자와 문자 정보 표현, 문제 해결 과정 이해가 있다. 5~6학년에는 멀티미디어 정보 표현, 문제 해결 전략과 표현, 프로그래밍 이해와 기초가 있다. 이미 15년 전에 SW 교육을 초등학교에서 실시한 것이다.
우리 교육 정책을 결정하는 사람이나 교육을 논하는 사람은 SW 교육을 말할 자격이 있는가.
학생들은 어릴 때부터 컴퓨터와 함께 생활한다. 어릴 때부터 올바른 컴퓨터 교육은 매우 중요하다. 하루 빨리 2000년에 실시한 ICT 운영 지침 수준으로 초등학교에서 SW 교육을 해야 한다. 그래야만 미래를 대비한 인재를 양성할 수 있다.
김갑수 한국정보교육학회장(서울교대 컴퓨터교육과 교수) kskim@snue.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