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제네바 모터쇼 키워드 `실용성, 고성능, 친환경`

`실용, 럭셔리, 친환경`이 공존하는 유럽 자동차 시장의 특성이 그대로 재현됐다.

7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팔렉스포에서 열린 `87회 제네바 국제 모터쇼`에는 해치백·왜건·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중심으로 한 실용 차와 고성능 자동차, 친환경 자동차가 대거 소개됐다. 제네바 모터쇼는 3월 초에 열리는 시기 특성으로 한 해 유럽 시장을 내다볼 수 있다. 이와 함께 세계 최대 친환경 자동차 전시회로 자리 잡았다. 180여개 브랜드가 900여종의 차량으로 참가한 올해 역시 유럽 시장의 현재를 말하는 실용 차와 미래를 보여 주는 친환경차가 주류를 이뤘다.

◇해치백, 왜건, SUV 3대 실용 차량

유럽에서 공간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실용성은 자동차 판매에서 절대 기준이다. 6일 유럽 22개국 기자들이 뽑는 `올해의 차`에도 SUV인 `푸조 3008`이 알파로메오 줄리아를 따돌리고 1위에 선정됐다. 3위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와는 상당한 격차를 벌여 주목을 받았다. `푸조 3008`은 2세대 아이-콕핏 시스템을 적용, 운전자가 주행 중에 직관으로 정보를 인지할 수 있도록 했다. 실내 공간과 트렁크 공간이 기존 모델보다 넓어 실용성이 두드러진 차량이다.

푸조 3008이 제네바 모터쇼 올해의 차에 선정됐다.
푸조 3008이 제네바 모터쇼 올해의 차에 선정됐다.

실용성에 대한 유럽 시장의 인기를 반영해 이번 제네바 모터쇼에는 해치백, 왜건, SUV 등 3대 실용 차량이 대거 전시됐다. 현대차는 지난해 9월 출시한 신형 i30 5도어 모델에 적재 공간을 넓혀 기능성을 높인 `i30 왜건`을 세계 처음으로 선보였다.

`i30 왜건`은 기존 차량 대비 전장이 245㎜ 길어져 4585㎜에 이른다. 전고도 10㎜ 높아져 트렁크 용량이 602ℓ(기존 대비 207ℓ↑), 뒷좌석 폴딩 시 1650ℓ 공간을 확보해 동급 최고 수준의 적재성을 갖췄다.

쌍용차는 차세대 SUV 전략 모델인 콘셉트카 XAVL(eXciting Authentic Vehicle, Long)을 선보이고 새로운 SUV 라인업 시작을 알렸다. 사용자 간 최적의 커뮤니케이션 공간과 최적 활용성에 중점을 둔 7인승 SUV 콘셉트카다. 쌍용차는 티볼리에 이은 또 하나의 전략 모델이 될 것으로 자신했다.

최종식 쌍용자동차 대표는 “이번에 선보이는 XAVL 등 좀 더 진보된 혁신 SUV 라인업 구축을 통해 새로운 미래 가능성을 지속 제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최종식 사장이 제네바모터쇼에서 XAVL 옆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최종식 사장이 제네바모터쇼에서 XAVL 옆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BMW는 지난달에 출시한 5시리즈 왜건 버전인 `BMW 뉴 5시리즈 투어링`을 처음 공개했다. 균형 잡힌 차체 비율과 독특한 서스펜션 구조를 갖춘 디자인을 통해 스포티한 성능과 실용성을 모두 확보했다고 BMW는 강조했다. 차체가 커지면서 실내 공간과 적재 공간은 더욱 여유로워졌다.

뉴 5시리즈 투어링
뉴 5시리즈 투어링

토요타는 유럽 시장을 겨냥해 개발한 소형차 야리스(Yaris)의 해치백 모델을 선보였다. 혼다는 지난해 파리모터쇼에서 선보인 해치백 `시빅 타입 R 콘셉트카`의 양산 모델을 공개했다.

혼다 시빅 타입-R
혼다 시빅 타입-R

◇자동차의 꿈 `고성능, 럭셔리 자동차`

유럽은 스포츠카를 비롯한 고성능 자동차 본고장이다. 유럽 모터쇼에서 슈퍼카가 빠지지 않는 이유다. 제네바 모터쇼에서는 페라리 역사에서 가장 빠르고 강력한 모델인 `812 슈퍼패스트`를 비롯해 다양한 브랜드의 스포츠카와 고성능 라인업이 공개됐다. `812 슈퍼패스트`는 6.5ℓ 12기통 엔진이 8500rpm에서 최고 출력 800마력을 내는 모델이다. 이 밖에도 사륜구동으로 무장한 람보르기니 `우라칸 퍼포만테`, 제로백이 2초에 불과한 부가티 신형 `시론`, 애스턴마틴 `뱅퀴시 S`가 참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번 제네바 모터쇼에서는 스위스 시계 브랜드인 `태그 호이어`가 자동차 브랜드와 협업한 모델을 공개하기도 했다. 6.5ℓ 12기통 엔진이 8500rpm에서 최고 출력 800마력을 내는 모델이다.

고성능 모델로는 아우디의 `RS Q8`가 처음 공개됐다. 대형 SUV인 Q8의 고성능 버전이다.

[이슈분석] 제네바 모터쇼 키워드 `실용성, 고성능, 친환경`

럭셔리 브랜드 메르세데스-마이바흐는 첫 번째 오프로더 오픈 톱 모델인 `더 뉴 메르세데스-마이바흐 G 650 런들렛`, 고성능 브랜드 메르세데스-AMG는 고성능의 미래를 엿볼 수 있는 `메르세데스-AMG 쇼카`를 각각 소개했다.

◇세계 최대 친환경 자동차 전시회

친환경 자동차는 전체 자동차 시장의 3% 수준에 불과하지만 세계 각국의 규제와 소비자들의 환경 관심에 힘입어 가파른 성장세를 타고 있다. 친환경 자동차 성장을 이끄는 요인 가운데 하나는 친환경 자동차 범위의 확산이다. 세계 최대 친환경 자동차 전시회로 불리는 제네바모터쇼에서는 완성차 업체들이 친환경 자동차 시장으로 옮겨 가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단순 차급 확대를 넘어 개인용 전기자동차, 수소전기차,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자동차 등 종류 역시 대폭 늘어났다. 현대차는 1회 충전으로 800㎞ 이상 주행이 가능한 수소연료전지차(FCEV) `FE콘셉트`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내년 초에는 이 기술을 상용화한 FCEV 모델을 출시한다. 토요타의 전기 삼륜차 i-트릴, 르노의 트위지, 콴트의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자동차, MPV 모델인 푸조 파트너 테피 등이 주목 받았다.

[이슈분석] 제네바 모터쇼 키워드 `실용성, 고성능, 친환경`

포르쉐 파나메라 터보 S E-하이브리드, 렉서스 LS500h, BMW i8 프로토닉 프로즌 블랙 에디션 등 럭셔리 친환경 자동차도 처음 공개됐다.

제네바(스위스)=

문보경 자동차 전문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