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토끼를 잡아라` 안방 사수 나선 소주업계

`집토끼를 잡아라` 안방 사수 나선 소주업계
`집토끼를 잡아라` 안방 사수 나선 소주업계
`집토끼를 잡아라` 안방 사수 나선 소주업계

소주 판매의 지역 경계가 사라진 가운데 소주 업체들이 일제히 안방사수에 나섰다. 지방 주류업체의 서울 및 수도권 시장 확대가 주춤하자 수도권 기반 주류업체들이 역으로 지방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는 가운데 위기 의식을 느낀 업체들이 노선을 바꿔 안방사수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소주시장의 절대 강자 하이트진로 역시 이례적으로 서울 핵심 상권에 별도의 영업조직을 신설하며 지방 업체들의 공세에 맞불을 놓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지방 주류업체들의 수도권 진출에 맞서 지방 주류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지역전담 태스크포스팀(TF)을 운영하는 것과 동시에 최근에는 서울 건대입구, 홍대, 강남 등 주요 상권에 새로운 영업조직을 신설해 투입했다. 인원은 20명 내외이며 이들은 해당 지역의 영업을 담당하며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활동들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경남을 지역기반으로 한 무학이 16.9도의 `좋은데이`를 앞세워 점유율을 높여가자 이를 방어하는 것과 동시에 공격적인 영업을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하이트진로의 이같은 영업조직 신설과 투입이 이례적인 현상으로 보고 있다. 전국 소주시장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하이트진로가 새로운 시장 개척이 아닌 지역 소주업체들의 공략에 대응을 나선 것은 이번이 사실상 처음이다.

서울 주요 상권에서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는 무학은 하이트진로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응하기 위해 여러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2015년부터 지방 주류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운영한 TF팀은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실제 부산지역의 경우 하이트진로가 부산TF를 운영하기 시작한 이후 부산지역 참이슬 시장 점유율이 2배(2015년 대비)가량 증가했기 때문이다.

호남지역 역시 보해양조가 영토 확장을 위해 서울 및 수도권 시장 공략에 나서자 하이트진로는 참이슬에 영업력을 집중해 소주 시장 점유율을 약 5% 이상 끌어올렸다. 대학가 등 주요 상권에서는 70% 이상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상황이 급변하자 지난 십수년간 서울·수도권 공략에 적극적이었던 보해양조는 안방사수로 노선을 선회했다. 수도권 시장 공략에 나선 이후 광주·전남지역의 점유율이 떨어지자 서울지역 담당 직원 30여명을 광주·전남지역으로 발령하며 조직정비에 나선 것이다. 이와 함께 주력 제품인 `잎새주`의 알코올 도수를 하이트진로의 참이슬과 같은 17.8도로 낮추며 제품에도 변화를 줬다.

지난해 8월 19도였던 잎새주의 알코올 두수를 0.5도 낮춘 18.5도로 변경한 이후 7개월 만의 2차 리뉴얼을 단행한 것이다.

지역에서 참이슬이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자 같은 도수로 맞추며 지역민들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자도주 개념이 무색해지며 소주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며 “하이트진로가 대응에 나서며 소주시장에 절대강자 자리를 유지할 지 관심”이라고 말했다.

이주현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