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과 스마트워치를 무선으로 동시에 충전하는 시대가 열린다. 주요 제조사가 비접촉식(자기공명형) 무선충전 상용화에 나선다. 비접촉 무선충전은 기존과 달리 여러 대 기기를 동시에 충전할 수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메이쭈,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가 자기공명형 무선충전 기술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제품을 출시하는 게 목표다. 업계는 이들 제조사가 이른바 `2 in 1` 무선충전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한다.
한 개 충전판에서 2개 이상 기기를 충전하겠다는 것이다. 이 기술은 현재 주류인 접촉식(자기유도형) 무선충전으로는 불가능하다. 충전판과 기기가 1대 1로 정확히 맞닿아야만 충전되는 한계가 있다. 반면에 자기공명형 무선충전은 기기가 충전판 중앙에서 벗어나도 된다. 여러 기기 동시 충전도 가능하다.
실제로 가장 최근 비접촉 무선충전 폰 개발에 뛰어든 화웨이는 스마트워치에도 같은 기술 적용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폰과 스마트워치 모두에 이 기술을 적용하면 `2 in 1` 충전이 가능하다. 두 품목 조합은 충전 패드의 출력 부담이 적고 이용자 편의도 높다는 게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제조사는 대부분 스마트워치와 스마트폰 동시 충전을 목표로 자기공명형 무선충전을 도입하고 있다”면서 “기존의 자기유도형 무선충전으로는 1대 1 충전과 위치 제약 때문에 공명형을 채택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중국 제조사 행보가 애플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애플이 차기 아이폰에 무선충전을 도입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경쟁사 발걸음도 빨라졌다는 것이다. 업계는 애플이 무선충전을 도입하더라도 기존 방식을 답습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경쟁사 역시 한단계 진화한 무선충전 기술을 도입할 필요성이 생겼다.
실제로 애플 행보도 이런 분석을 뒷받침한다. 애플은 최근 무선충전 표준단체 WPC(Wireless Power Consortium)에 가입했다. WPC는 자기유도형 무선충전 표준 `치(Qi)`를 주도한다. 겉으로만 보면 기존 접촉식 무선충전을 도입하기 위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WPC 로드맵을 보면 다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WPC는 차기 표준 작업 계획(Work Plan)에 원거리 충전(Charging at a distance)을 포함하고 있다. 조정된 자기공명(tuned-resonance) 기술을 이용한다고 명시했다. 애플이 최근 WPC에 가입한 것은 자기공명 무선충전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 같은 해외 제조사 행보가 국내 부품 업계에 미칠 영향도 관전 포인트다. 국내에는 아이엠텍, 코마테크, 우주, 오라컴, 아모텍 등 무선충전 안테나·모듈 업체가 포진했다. 맵스는 공진형 무선충전 시스템온칩(SoC) 시장에서 IDT, 온세미 등 굴지 회사와 경쟁한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는 애플의 무선 전략에 대응하기 위해 긴급하게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국내 부품 업계도 공진형 무선충전 기술 상용화와 생산 증설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