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견 IT서비스기업이 공공정보화 사업 수익성 확보에 팔 걷고 나섰다. 무분별한 공공정보화 사업 수행에 따른 손실 발생 대책이다. 공공정보화 시장의 고질적 문제인 저가 발주가 개선될지 주목된다.

8일 업계 따르면 KCC정보통신·LIG시스템 등 중견 IT서비스기업이 공공정보화 사업에 대한 수익성 평가를 강화했다. 장기적으로 특화 사업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대표적인 곳은 KCC정보통신이다. 사업 전 수익성 검토 `수주가치평가(VRB)`를 강화했다. 기존 1회 실시하던 검토도 3~4회로 늘렸다. 리스크 검토, 비용 및 매출이익 분석, 수주가치 분석, 수주가능성 분석을 한다. 적정 매출 이익률도 리스크 비용을 고려해 기존 8~10%에서 12~15%로 높였다. 회의 대상자도 영업담당과 팀장에서 대표이사 참석으로 확대했다.
KCC정보통신은 지난해 공공정보화 사업에서 손실을 봤다. 전체 매출액 1.5% 수준이다. 전년까지만 해도 공공정보화 사업에서 흑자를 달성했다. 다수 중견 IT서비스기업이 적자를 기록한 상황이어서 사업관리가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정섭 KCC정보통신 대표는 “공공정보화 시장이 열악해 수익을 올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공공정보화 사업 대신 신기술 분야를 공략한다. 계열사 KCC모터스를 활용한 자동차 관련 솔루션 사업을 발굴한다. 클라우드 사업도 진출한다.
LIG시스템도 손실 발생 원인을 분석, 대응방안을 마련했다. 2015년 대규모 공공정보화 사업을 수행했지만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LIG시스템은 사업 제안부터 실행·관리·감사 등 단계별 프로세스혁신을 단행했다. 사업제안 수익성 검토도 강화했다. 결과 지난해 흑자를 달성했다. 이수영 LIG시스템 대표는 “공공정보화 시장 외 금융과 방산 정보화 시장에 진출해 사업을 다각화한다”고 전했다.
IT서비스기업이 공공정보화 사업 수익성 검토를 강화한 것은 리스크가 커졌기 때문이다. 부족한 예산 책정, 예가제도 등으로 사업금액은 낮아졌다. 반면 제안요청서(RFP) 대비 사업범위는 제안·협상·계약·착수·테스트 단계를 거치면서 크게 늘었다. 한 대표는 “공공정보화 사업은 낮은 예산, 과도한 사업변경 요구 등으로 사업자 손실이 크다”면서 “사업을 하면 할수록 적자가 커진다”고 말했다.

IT서비스업계는 공공정보화 저가 발주 문제 해결을 기대한다. IT서비스기업이 수익성이 낮은 사업을 외면하면 해당 기관에서 자체적으로 예산을 늘리지 않겠냐는 것이다. 한편에선 예산증액은 어려울 것으로 판단한다. 중소 IT서비스기업이 꾸준히 저가 사업에 제안하기 때문이다.
IT서비스업계 관계자는 “공공정보화 예산 현실화를 위해 업계가 저가사업 제안을 자제해야 한다”면서 “이대로라면 공공정보화 사업의 낮은 수익성을 개선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신혜권 SW/IT서비스 전문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