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펀드 수탁고 감소에도 불구 자산운용사들이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사모펀드 수탁고 급등에 힘입어 전체 운용자산 규모도 900조원대로 올라섰다. 지난해 영업 실적이 반토막 난 증권사와는 정반대다.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자산운용사 당기순이익은 6674억원으로 전년(4955억원) 대비 34.7% 불었다. 수수료 수익이 2125억원 늘었고,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미래에셋캐피탈 지분 취득으로 얻은 지분법이익 1182억원도 순이익 증가에 기여했다.
자산운용사 수수료 수익 증가는 급증한 운용자산 영향이다. 지난해 운용자산 규모는 전년(819조원) 대비 10.8% 증가한 907조원을 기록했다. 펀드 수탁고는 469조원, 투자일임 계약은 438조원으로 각각 11.3%, 10.3%가 늘었다.
운용자산 규모 증가는 사모펀드가 이끌었다. 지난해 공모펀드 수탁고는 220조원으로 전년 대비 1조원 줄었다. 반면 사모펀드 수탁고는 전년(200조원) 대비 24.6% 증가한 250조원을 기록했다.
사모펀드 수탁고 증가에 따라 자산운용사 수도 지난해 72개사 늘었다. 신규 자산운용사 전부 전문 사모집합투자업자다.
수익성도 좋아졌다. 지난해 자산운용사 자기자본이익률(ROE)는 전년 대비 1.3%P 상승한 14.5%를 기록했다. 최근 4개년 가운데 가장 좋은 성과다.
전년 대비 30%가 넘게 수익이 줄은 증권사와 정반대 결과다. 지난해 증권사는 주식거래대금 감소로 인한 수탁수수료 감소와 채권관련 손실 등으로 순이익이 1조원 넘게 줄었다.
자산운용업계는 주식 등 전통 투자자산에서 벗어나 부동산, 특별자산 등 대체투자로 투자자가 발을 돌렸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부동산 사모펀드 10조5000억원, 특별자산 사모펀드는 7조9000억원 수탁고가 늘었다.
신동준 금융투자협회 집합투자서비스본부장은 “공모펀드 감소에도 불구 사모펀드 등으로 기존 자산이 몰린 결과”라며 “사모펀드 수탁고 증가와 대체투자로 투자확산은 전세계 공통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류국현 금감원 자산운용국장은 “특정 국가나 자산으로의 쏠림현상 등 자산운용시장의 위험 요인에 대한 점검을 강화하겠다”며 “신설 자산운용사 등 수익기반이 취약한 회사 재무건전성과 내부통제 적정성도 상시감시 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6년 자산운용사 손익 현황 (단위:억원)>
<2016년 자산운용사 운용자산 현황 (단위:조원), 자료: 금융감독원>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