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발전소 운영 현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비상시에 원격 제어할 수 있는 블랙박스 기술이 개발됐다. 원전의 안전성에 대한 불안감 해소에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김종경)은 원전의 각종 극한 상황에 견딜 수 있는 `원전 블랙박스` 기술을 개발, 오는 2025년 현장 설치를 목표로 상용화를 추진한다고 8일 밝혔다.

원자력연이 개발한 블랙박스는 원전용 블랙박스 기기와 모바일 원격감시제어 시스템으로 구성됐다. 블랙박스는 외부 온도 80도, 주변 방사선 1200그레이(㏉)에서도 동작하는 등 원전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극한 상황에 견딜 수 있도록 설계했다.
충전용 배터리로 작동, 사고에 의한 전력 공급 차단에도 대비할 수 있다. 방수·방폭 기능도 갖춰 침수, 수소가스 폭발에도 안정감 있게 동작한다. 최근 시제품 제작을 마쳤다.
모바일 원격감시제어시스템은 차량 형태로 제작했다. 블랙박스가 수집한 정보를 위성을 통해 실시간으로 받아볼 수 있다. 반경 30㎞ 거리에서 원전을 원격 제어하는 기능도 갖췄다. 이 시스템을 활용하면 한 명이 8개 원전을 동시에 모니터링할 수 있다. 모니터링 정보 송수신 및 원격 제어 기능은 천리안 위성을 활용, 시험하는 과정을 거쳤다.
원자력연은 오는 2022년까지 외부 온도 200도, 방사선 5000㏉까지 견딜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해 이르면 2025년께 원전 현장에 실제 적용할 예정이다.

원자력연은 이를 통해 원전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 국민 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장치로 활용할 계획이다. 앞으로는 해외 원전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수출하는 방안도 모색할 계획이다.
김창희 원자력연 계측제어·인간공학연구부장은 “원전 사고 때 높은 온도와 방사능을 견딜 수 있는 기술을 개발, 개량해 나갈 것”이라면서 “상용화를 추진해 국내 원전 현장 적용은 물론 해외 원전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