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수 의견 일색인 증권사 기업분석 보고서 관행이 개선되지 않고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으로 최근 1년간 국내 증권사가 발간한 보고서 가운데 매도의견을 낸 비율은 0.2%에 불과했다. 외국계 증권사가 평균 15.5%의 매도의견을 낸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가 난다.

금융투자협회가 2015년 5월부터 모든 증권사를 대상으로 투자의견을 매수와 중립(보유), 매도 3단계로 구분해 비율을 공시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지만 관행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최근 1년간 기업분석 보고서를 한번이라도 발간한 국내 증권사 33곳(미래에셋증권, KB증권 합병 전 기준) 가운데 매도의견을 전혀 내지 않은 증권사는 26곳에 달했다. 나머지 7곳은 1건 이상의 매도의견 보고서가 나왔다.
매도의견을 낸 7곳도 한국투자증권과 KTB투자증권이 각각 1.3%, 유진투자증권이 1.0%를 기록했고 나머지는 1% 미만의 비율을 보여 실제 비중은 미미했다.
국내 증권사의 매수의견 비율은 70~90%대를 기록했고 중립(보유)의견은 10~20% 수준이었다. 특히 골든브릿지투자증권, 리딩투자증권, 부국증권, 유화증권 등 소형사는 매수의견 보고서만 냈다.
대형사 가운데 매수의견 비중은 미래에셋대우가 89.1%, NH투자증권 77.4%, 삼성증권 82%, KB증권(옛 현대증권) 87.7 등이었다.
이들 증권사 33곳의 매도의견 비율은 평균 0.2%였고 매수의견은 88.5%, 중립(보유)이 11.3%였다.
하지만 외국계 증권사 14곳은 매수의견이 평균 53.5%로 줄고 중립(보유)이 31%, 매도가 15.5%로 고루 분포돼 있었다.
CLSA코리아증권의 투자의견 매도 비율은 38.4%로 가장 많았다. 이어 메릴린치인터내셔날은 24.5%, 모건스탠리 20.1%, 크레디트스위스 15.8%, UBS 15.5%, 맥쿼리증권 15.3%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외국계 증권사와 달리 국내 증권사는 기업 대상 업무가 많아 상장사 관련 부정적 보고서를 내기 어려운 구조”라며 “그나마 중립(보유)의견 보고서가 예년에 비해 많아진 것은 눈여겨 봐야 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증권사들이 보고서에 매도의견을 내기 어려워지자 중립(보유)으로 톤을 다운시켜 내는 것이 관행처럼 굳어지고 있다.
<증권사별 애널리스트와 보고서 투자등급 비율, 주)애널리스트 수 3월 8일 기준, 보고서 투자등급 비율 2016년 12월 31일 기준, 자료:금융투자협회>
이성민 코스피 전문기자 s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