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비오는 날 아침이 `뽀송뽀송` 해진다...물 잘 빠지는 LID기법 적용

비오는 날 아침 출근길이면 마주치는 불청객 `물 웅덩이`. 우산을 들고 대중교통 이용을 위해 지나는 도로에 수 십 개의 물 웅덩이 지뢰를 피해 가려다 실수로 한 번이라도 밟는 날은 축축히 젖은 바지와 함께 그 날 기분도 쳐저 사무실에 출근해야 한다. 하지만 이제 세종시에서라면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비가 많이 내려도 고일 틈이 없이 빠지는 `저영향개발(LID)기법`을 적용하기 때문이다. 세종시의 비온 날 발걸음이 `뽀송뽀송` 해진다.

인천 환경연구단지 내 LID기법 적용 전후 강우 모습 비교. [자료:환경부]
인천 환경연구단지 내 LID기법 적용 전후 강우 모습 비교. [자료:환경부]

환경부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은 올해부터 조성되는 행정중심복합도시(세종시) 연기면 산울리(6-3생활권)와 연동면 합강리(5-1생활권)에 분산식 빗물관리 방법인 LID기법을 도입해 자연적인 물순환을 유지하는 친환경 생태도시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8일 밝혔다.

저영향개발은 빗물의 순환을 자연상태(도시개발 전)와 유사하게 땅으로 침투·여과·저류하도록 하는 친환경 분산식 빗물관리 기법이다. 환경부와 행복청은 협업을 통해 세종시 6생활권과 5생활권에 LID기법을 전면 도입할 계획이다. 세종시에 적용되는 LID기법은 아스팔트나 콘크리트 대신 빗물이 잘 스며들고 머무르도록 흙과 자갈로 만들어진 식생수, 빗물정원, 투수블록 등을 곳곳에 배치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양 기관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한국환경공단, 세종시청 등 관계기관과 협력해 해밀리(6-4생활권)에 빗물관리 목표인 일강우량 23.2㎜만큼 LID기법을 적용해 설계를 완료한 바 있다. 이는 6-4생활권의 빗물을 개발이전 수준만큼 침투·저장하는 용량으로, 수질·수생태계법 상 비점오염 관리기준(10∼12㎜)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세종시 산울리 LID기법 계획도.
세종시 산울리 LID기법 계획도.

양 기관은 산울리 설계를 올해 내에 완료할 예정이며, 합강리는 올해부터 지구단위계획 수립을 추진해 2018년에 설계를 완료할 계획이다. 교육특화지구인 산울리는 공동주택 사업자를 올해 하반기에 공모할 예정이며, 내년 하반기에는 LID 기법이 반영된 공동주택을 분양할 계획이다.

산울리에는 국내 최초의 지하 회전 교차로, 지형을 활용한 차도와 보도의 분리, 입체 복합개발방식 등 새로운 시도가 도입되며, 환경적으로도 새롭고 특색있는 LID 기법을 적용한다.

합강리는 제로에너지타운 사업이 추진될 예정으로, LID기법을 초기 단계인 지구단위계획부터 적용해 친환경적으로 특화할 계획이다. 합강리는 LID기법과 함께 신재생에너지, 스마트그리드 등을 활용해 교통·에너지·안전 등 도시기반시설이 배출하는 온실가스를 `제로`로 만든다.


홍정기 환경부 물환경정책국장은 “세종시는 신규 조성단계부터 관계기관 협업을 통해 물순환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반영한 최초의 모범사례”라며 “이를 바탕으로 다른 개발사업에도 LID기법이 적용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과 지침 등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LID기법 적용 개념도.
LID기법 적용 개념도.

함봉균 에너지/환경 전문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