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 5년만에 입증된 `시간 결정`

2012년 이론으로 처음 제안돼 물리학계의 주목을 받은 `시간 결정(time crystal)`이라는 특수 상태가 실험으로 구현됐다. 이론이 나온지 5년만에 시간 결정이 입증되면서 양자 역학의 새로운 장이 열렸다.

네이처는 9일 미국 메릴랜드대 연구팀과 미국 하버드대 연구팀의 실험 두 편을 게재했다. 메릴랜드대는 전자기장으로 형성된 이온 덫(ion trap)에 갇힌 14개의 이테르븀(Ytterbium·Yb·원자번호 70) 이온으로 구성된 시스템을 이용해 시간 결정을 실험했다.

시간 결정은 특정 조건에서 일정한 시간적 주기성을 보이는 물질 상태다. 공간적 배치에 일정한 주기성이 있는 결정(crystal)과 수학적 성질이 유사하다는 의미에서 붙었다.

하버드대는 다이아몬드와 그 속에 무작위로 분포된 질소 빈자리 결함 100만개를 사용해 상당히 큰 규모의 규칙성을 입증했다.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물질의 새로운 상태를 발견한 것이다.

시간 결정은 `대칭`과 관련 있다. 물리학 법칙들은 공간이나 시간에 따라 불변인 형태를 갖고 있으며, 이런 성질을 대칭이라고 한다. 공간을 평행이동하거나 회전이동하고, 시간이 흐르더라도 물리학의 근본 법칙이 변하지 않는다. 이를 각각 공간병진대칭, 회전대칭, 시간병진대칭이라 부른다. 시간 결정은 자발대칭깨짐이라는 현상이 시간의 병진이동에도 존재했다는 것을 보였다는데 의미가 있다.

연구팀은 시간 결정의 대칭성을 파괴하는 속성이 향후 양자 컴퓨팅을 위한 `크로노 메타물질`처럼 새로운 분야로 나갈 가능성이 높다고 기대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