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 똥의 가치 창출 프로젝트 `사이언스 월든` 시동

비비 화장실과 똥본위화폐 제도.
비비 화장실과 똥본위화폐 제도.

울산과학기술원(UNIST·총장 정무영)은 미래창조과학부에서 연구비 100억원을 지원받아 `사이언스 월든(Science Walden)` 프로젝트 2단계 사업에 착수한다고 9일 밝혔다.

사이언스 월든은 과학기술에 예술과 인문학을 융합해 인간소외, 소통부재, 경제적 어려움 등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과학예술 연구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의 핵심은 똥에 가치를 부여해 화폐처럼 사용하는 `똥본위화폐`다.

UNIST는 1단계 사업에서 똥본위화폐 개념을 확립하고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야외 체험 실험실 `사월당(일명 사이언스 월든 파빌리온)`을 구축하고, 이곳에 지난해 대변을 분해해 에너지로 만드는 `비비(BeeVi) 화장실(일명 윤동주 화장실)`을 설치했다.

비비 화장실은 물을 사용하지 않고, 양변기 아래 설치된 건조기, 분쇄기로 대변을 가루로 만들어 연료로 활용하는 친환경 화장실이다.

프로젝트팀은 비비 화장실을 사용하면 `꿀`이라는 사이버 화폐를 지급한다. 한번 배설 시 `10꿀`을 지급하며 10꿀은 500원에 해당한다.

2단계 사업 목표는 실증 연구를 거쳐 똥본위화폐를 도시와 마을 등 공동체에 실제 적용하는 것이다. 취약층의 사회복지와 청년층 기본소득을 지원할 수 있는 대안 시스템으로의 활용 방안도 찾는다.

올 해 하반기 UNIST 내에 건립될 사이언스 월든 생활형 실험실 투시도.
올 해 하반기 UNIST 내에 건립될 사이언스 월든 생활형 실험실 투시도.

프로젝트팀은 비비 화장실과 주거 시설을 갖춘 `생활형 실험실(Living Lab)`을 올해 하반기까지 UNIST 캠퍼스 내 건설할 계획이다.

생활형 실험실에는 연구자가 직접 생활하면서 인분을 난방, 온수, 식당 조리기구 연료로 활용하는 것을 경험하고 연구한다.

프로젝트팀은 일반인도 체험할 수 있도록 생활형 실험실을 개방할 계획이다.

사이언스 월든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는 조재원 교수.
사이언스 월든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는 조재원 교수.

조재원 도시환경공학부 교수는 “연구 결과, 한 사람이 하루에 배설하는 인분의 가치는 500원 정도다. 모든 국민이 똥본위화폐에 참여하면 약 9조원에 달하는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면서 “똥본위화폐는 인분으로 인한 환경오염을 막고, 인분을 화폐나 에너지로 바꿔 새로운 가치를 제시한 세계 최초의 환경 순환 경제 프로젝트”라 말했다.

울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