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인터넷 박동선기자] 110여년간 해외에서 잠자던 고종의 물품이 마침내 고국의 품에서 빛을 보게 됐다.
9일 스타앤컬처(대표 윤영현)는 오후 3시 서울 세종문화회관 예인홀에서 '고종황제(추정) 투구 및 갑옷 일체 환수'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번에 환수공개된 물품들은 구 한말, 대한제국의 황제인 고종의 의례물품으로 추정되는 투구와 갑옷 일체들로, 1900년 무렵 독일인 골동품 수집가 장거(Mr.Sanger)에 의해 일본으로 건너갔다가 영국의 한 가문에 팔려 110여년간 개인소장중이었다. 그러다 지난해 하반기 영국 경매전문사의 손에 의해 공개되면서 한국 고미술 콜렉터에게 낙찰·환수된 것이다.
투구를 살펴보면 황제를 상징하는 오조룡과 조선왕가를 나타내는 봉황이 양각형태로 앞뒤에 배치돼있다. 이마부분에는 백옥으로 된 용이 투조돼있으며, 양 옆으로는 공작과 날개문양의 장식이 있다. 투구 내부에는 면 누비를 덧대서 외부충격이 완화될 수 있는 형태를 띠고 있다.

갑옷부분은 황동재질의 징과 조각품으로 장식된 붉은 융 천이 전체적인 분위기를 이룬다. 세부적으로는 네 개의 열과 여섯 개 칸 구조로 배치된 된 황동금납 징과 보호고리를 외면으로 갖고 있으며, 어깨부문에는 활동성을 위해 두부분으로 나뉜 용장식이 배치돼있다. 무릎 앞쪽과 대퇴부에는 각각 도금된 오조룡과 호랑이를 넣어 화려함을 더하고 있다. 내부에는 투구와 마찬가지로 면 누비를 넣어 금납이 몸에 닿지 않도록 하는 구조를 띠고 있다.

전체적으로는 의례갑옷으로서 활동성보다는 화려함과 멋스러움을 드러내고 있으며, 황제의 상징인 오조룡과 조선의 상징인 봉황·호랑이를 배치해 위엄을 드러낸다.
윤영현 스타앤컬쳐 대표는 "고종황제의 것으로 추정되는 투구와 갑옷이 110여년만에 한국으로 돌아왔다"며 "콜렉터의 의지에 따라 문화재청 등 문화재 관련 정부기관과 학계 등과 협의해 학술연구자료 또는 민간공개 등의 일정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동선 기자 (d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