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 존폐 두고 찬반 양측의 날선 공방이 오갔다. 전경련 해체 주장과 전경련 역할은 유효하다는 입장이 대립했다.
전경련은 10일 전경련회관에서 `전경련 역할 재정립과 혁신방향`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혁신 방안을 주제로 열렸지만 토론회 핵심쟁점은 사실상 전경련 존폐 여부였다.
이 자리에는 구정모 한국경제학회장(강원대 경제학과 교수)을 좌장으로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과 명예교수, 안재욱 경희대 경제학과 교수,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가 토론자로 참석했다. 행사에 앞서 이날 오전에는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인용을 최종 선고했다.
권영준 경희대 교수는 “전경련은 국정농단 사태에서도 핵심적 역할을 했다. 혁신은 불가능하다”며 “혁신안이 아니라 존폐를 논의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비판했다. 전경련이 과거에도 혁신을 여러 번 약속했었다는 점을 거론했다.
박상인 서울대 교수도 전경련 해체론에 동참했다. 박 교수는 전경련이 대기업과 정부 간 로비창구 역할을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기업이 전경련에 돈을 내는 것은 정부 로비 부작용과 부담을 전경련이 대신 부담했기 때문”이라며 “전경련 해체로 정경유착 해소가 안 된다는 주장에는 동의하지만 전경련 해체가 정경유착 해소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이에 안재욱 경희대 교수는 “정경유착 근본 원천은 과대한 정부 권력 때문”이라며 “전경련이 없어진다고 정경유착이 사라지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또 “우리나라 반 기업, 반 시장경제 정서가 강하지만 그나마 이 정도인 것은 전경련이 교육·홍보 활동을 했기 때문”이라며 전경련 역할론을 강조했다.
권태신 전경련 상근 부회장은 “부당한 외부 압력에 단호하게 대처해 정경유착이라는 비판을 받는 일이 없도록 재발방지 시스템을 마련하겠다”며 “전경련 활동을 상세히 공개해 오해와 일탈 소지를 없애고 싱크탱크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토론장에서는 한 참석자가 전경련 해체를 주장하는 교수를 강하게 비난하는 등 소동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