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변수 `미국 원유`...늘어날까 줄어들까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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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부터 꾸준히 상승해온 국제유가가 변곡점을 맞았다. 석유수출국기구(OPEC)회원국이 감산 합의를 지키면서 상승 흐름을 이어왔지만 최근 미국 원유 재고 증가 소식에 급락장세를 연출했다. 전문가들은 OPEC 감산 이행 여부와 더불어 미국 원유 재고에 따라 국제유가 흐름이 결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주 국제 유가는 5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10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4월 인도분은 전날보다 79센트(1.6%) 하락한 배럴당 48.49달러에 마감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최저치다. 한 주간 하락폭은 9.1%에 이른다.

미국 원유 재고가 유가를 끌어내렸다. 지난주 미국 원유재고는 시장 예상치보다 네 배 이상 증가한 820만배럴로 집계됐다. 9주 연속 증가세로 사상 최대치를 넘어섰다.

최근 OPEC 회원국 감산 이행으로 상승 국면에 접어들었던 국제유가는 미국 원유 재고 상승 소식에 중대 변곡점을 맞게 됐다. 향후 미국 원유 재고 동향에 따라 상당 기간 등락을 거듭할 가능성이 짙다는 분석이다.

미국 원유 재고는 장기간 늘어날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다. 최근 미국 원유 보유고가 늘어나는 것은 생산량과 수입량이 모두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7월 미국 내 원유 생산량은 하루 842만8000배럴까지 하락했다가 지난주 8% 가까이 늘어난 908만8000배럴 수준까지 늘어났다. 원유 수입은 하루 815만배럴로 전주 대비 56만배럴 증가하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상승세를 이어갔다. 여기에 정기보수 등 여파로 정유설비 가동률도 하락했다. 원유 생산, 소비가 동시에 늘어났지만 제품으로 가공하지 못하면서 재고가 지속 늘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소비가 회복되면서 재고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미국 석유제품 재고가 감소했고 원유 수입량도 지난달을 기점으로 감소 추세로 돌아섰다. 드라이빙 시즌이 다가오면서 휘발유 재고가 감소하고 정유설비 가동률도 회복되고 있어 2분기부터 원유재고 부담이 줄어들 전망이다. 미국 에너지청 역시 4월을 고점으로 미국 원유재고가 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국 원유 재고가 국제유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긴 했지만 추가적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면서 “결국 드라이빙 시즌을 맞아 미국 내 휘발유 수요가 얼마나 회복될지가 국제유가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최호 전기전력 전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