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24·법원 가족관계증명서... 플러그인 설치에 막힌 대민행정 편의성

온라인 대민행정 서비스 이용자의 불만 목소리가 높다. 증명서 한 통을 교부받기까지 반복 요구하는 각종 보안 프로그램과 플러그인 설치 때문이다. 유력 대권 후보가 정부 사이트에서 모든 플러그인을 제거하는 `노 플러그인` 정책을 표명했다. 그러나 발급 과정에서 요구되는 보안 기능을 대체할 기술이 없다.

법원 전자가족관계등록시스템 사이트에 접속하려면 각종 보안프로그램을 반드시 설치해야 한다.
법원 전자가족관계등록시스템 사이트에 접속하려면 각종 보안프로그램을 반드시 설치해야 한다.

13일 현재 민원24, 대법원 전자가족관계등록시스템 등 인터넷 발급 민원 대표 사이트에는 플러그인 실행 파일 설치형(.EXE) 보안 프로그램이 작동한다. 액티브X 철폐 분위기가 조성되자 `논액티브X`라는 이름으로 개선 작업이 펼쳐진 결과다. 액티브X는 웹 표준과 보안성 이슈 등으로 퇴출되는 추세다.

대체 수단으로 논액티브X 기술이 개발됐지만 사용자 불편은 여전하다. 웹브라우저상에서 액티브X로 제공하던 기능을 설치형 플러그인 파일로 대체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민원24에 접속하려면 공인인증 보안 프로그램을 먼저 설치해야 한다.
민원24에 접속하려면 공인인증 보안 프로그램을 먼저 설치해야 한다.
프로그램을 설치 한 이후에도 오류에 따른 재설치 요구가 자주 발생한다.
프로그램을 설치 한 이후에도 오류에 따른 재설치 요구가 자주 발생한다.

민원24에 접속하면 `공인인증서 보안 프로그램 설치`가 필요하다며 설치 페이지로 강제 이동된다. 추가로 키보드 보안 프로그램과 인터넷 민원 발급 프로그램이 PC에 자동 설치된다. 증명서 발급을 진행하면 프로그램 권한 상승을 요청한다.

일부 보안 모듈은 안내 문구와 선택 버튼이 달라 사용자가 혼란을 겪는다.
일부 보안 모듈은 안내 문구와 선택 버튼이 달라 사용자가 혼란을 겪는다.

프로그램 오류에 따른 반복 설치와 무한 로딩도 적지 않다. 민원24 내 `자주 묻는 질문` 게시판에도 보안 프로그램 로딩, 키보드 보안 프로그램 반복 설치, 문서보호 기능 지원 모듈 설치 문제가 상위에 자리했다. 웹브라우저 옵션, 호환성 설정, 액티브X 필터링 해제 등을 해결 방법으로 제시하지만 이용자가 따라 하기 어렵다.

가족관계등록부 발급을 위해 많이 찾는 법원의 전자가족관계등록시스템은 더 복잡하다. 크롬 브라우저에서 접속하면 보안 프로그램 설치를 요구한다. 설치를 완료하면 보안 문제로 크롬 브라우저에서는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안내문을 띄운다.

사이트에서 요구한 보안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나자 크롬 브라우저는 지원하지 않는다는 안내 문구가 나온다.
사이트에서 요구한 보안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나자 크롬 브라우저는 지원하지 않는다는 안내 문구가 나온다.

인터넷익스플로러(IE)로 접속하면 8개 프로그램 설치를 요구한다. 통합설치프로그램, 공인인증모듈, 파일전자서명모듈, PC보안툴, 송수신암호화, 리포팅툴, 문서위변조방지, 보이스바코더 등이다. 설치가 완료되지 않으면 사이트 접속이 안 된다. 설치 프로그램이 많아 첫 페이지 로딩 시간도 수분이 걸린다. 프로그램 설치를 정상으로 마치더라도 일부 증명서 교부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 웹브라우저가 재시작된다. 민원인은 입력해 둔 서식 내용이 사라졌기 때문에 같은 작업을 반복해야 한다.

법원 전자가족관계등록시스템 접속을 위한 보안 모듈 로딩은 수분이 걸린다.
법원 전자가족관계등록시스템 접속을 위한 보안 모듈 로딩은 수분이 걸린다.

키보드 보안, 문서 보안 출력, 화면 보안 기능 등은 대체 기술이 없다. 프로그램 설치는 불가피하다.

정부 관계자는 “증명서를 안전하게 발급하기 위해 PC나 프린터를 제어해야 하지만 이 부분은 웹 표준 기술에서 지원하지 않는다”면서 “플러그인 설치에 따른 전자민원의 불편을 줄이는 대체기술 개발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