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가 급성장하는 의류건조기 시장을 겨냥해 신제품을 국내에 출시했다. 국내 건조기 시장이 올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티핑 포인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가세로 그동안 LG전자와 린나이가 양분하던 시장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13일 삼성전자는 전기 의류건조기 3종을 국내에 첫 출시했다.
이번에 출시한 제품은 저온 건조와 제습 과정을 반복하는 히트펌프 기술을 적용했다. 고온열풍으로 건조하는 기존 방식 대비 옷감 손상을 최소화했다. 제습센서가 빨래 수분량을 측정해 제습기처럼 옷감 속 습기를 제거한다. 9㎏ 용량에 화이트 또는 플래티넘 이녹스 색상을 적용한 3종으로 출고가는 119만9000~139만9000원이다.
삼성전자는 조만간 프리미엄 시장을 겨냥한 건조기 `플렉스드라이`도 출시하며 라인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박재순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부사장은 “삼성 건조기는 건조기가 필수가전인 해외 시장에서 기술력을 이미 인정 받은 제품”이라면서 “이번 제품 출시를 시작으로 국내 건조기 시장 확대를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건조기 시장에 뛰어든 것은 성장성 때문이다. 북미와 유럽에서는 가정 내 건조기 사용이 일반적이다. 반면 국내를 비롯한 아시아 지역은 빨래를 널어 말리는 문화로 인해 건조기 사용이 많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편의성과 성능을 향상한 건조기가 등장하면서 건조기 시장이 빠르게 팽창하고 있다. 건조기 고질적 문제로 지적돼 온 에너지 효율 문제를 해소한 것도 수요를 키운 요인이다.
업계는 올해가 건조기 시장이 급성장하는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국내 건조기 시장 규모는 10만대 정도로 추산된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3~4배 성장한 30만~40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국내 시장에 진입해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LG전자는 전력 소모량을 줄인 인버터 방식 구현 등으로 경쟁 우위를 갖췄다고 강조했다. 현재 증가한 수요를 맞추기 위해 주말에도 건조기 라인을 가동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LG전자 건조기는 다른 업체와 달리 `인버터 방식` 히트펌프를 구현했다”면서 “인버터 방식은 위생을 위한 살균코스, 건조시간을 단축하는 급속코스, 에너지를 절약하는 에너지코스 등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시장 경쟁 구도도 치열해진다. 지난해까지 국내 시장은 LG전자와 린나이가 양분해왔다. 올해부터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밀레, 월풀 등 외국계 기업까지 가세해 경쟁 양상이 다변화될 것으로 보인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LG전자가 선도하던 국내 건조기 시장에 삼성전자까지 뛰어들면서 시장 확대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라면서 “생활양식이 변하면서 우리나라도 건조기가 미국처럼 필수 가전 대열에 들어설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