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통신산업 투자환경 조성 절실

[ET단상]통신산업 투자환경 조성 절실

통신 산업에서 소비자 후생을 증대하는 방법에는 두 가지 유형이 있다.

우선 `정태 효율성`이다. 기존의 기술과 자원의 효율성을 최대한 활용해 달성한다. 현 상황에서 비용과 원가를 최대한 절감, 요금 인하라는 후생 증진을 가져오는 것이다. 통신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이 발생하거나 가격, 생산 원가 압력이 강할 때 극대화된다.

`동태 효율성`도 있다. 혁신 기술 도입으로 유발된다. 소비자 후생은 생산 원가 인하, 상품의 혁신 변화, 가치 있는 신규 서비스 창출을 통해 증대된다. 가장 쉬운 예로 3세대(3G)와 롱텀에벌루션(LTE) 도입을 통한 서비스 혁신을 들 수 있다. 동태 효율성은 혁신 기술 투자 유인이 높은 통신 산업에서 극대화된다.

두 방법 가운데 혁신을 통한 경쟁(동태 효율성)이 가격 경쟁(정태 효율성)보다 소비자 후생을 더 크게 증진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많다.

규제는 통신 시장의 경쟁 수준과 소비자 후생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규제 방향에 따라 동태 효율성과 정태 효율성에 따른 후생 증진 정도가 결정된다.

경쟁 활성화를 위한 초기의 규제 정책은 동태 효율성과 정태 효율성 모두를 증진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정태 효율성만을 추구해 규제를 지속하면 사업자 투자 유인이 떨어질 우려가 있다. 동태 효율성으로 얻을 수 있는 후생이 무산될 수도 있다. 이러한 규제 방향은 결국 공공후생 손실만을 초래할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이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에서 매우 중요한 이슈로 떠올랐다. ICT가 다른 산업 분야와 융합하면서 창출하는 사회·경제 전반의 혁신이 4차 산업혁명의 미래 모습이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을 어떻게 대응하는냐에 따라 앞으로 우리나라 ICT 산업의 운명, 나아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서 통신 산업의 역할이 막중함을 알 수 있다. 융합과 연결이 핵심인 4차 산업혁명은 결국 통신 산업의 네트워크, 즉 5G 이동통신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진행될 것이다.

5G 투자비용은 4G 대비 최대 2배 이상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일부 기기에 한정돼 있던 `연결`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개개인과 모든 사물로 확대됨에 따라 막대한 통신량이 발생한다. 이를 더 빠르고 지연 없이 연결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차원의 네트워크 도입이 필수다.

혁신 기술 도입을 위한 투자 환경 조성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규제 중심 정책만으로는 통신 산업의 투자 여력을 확보할 수 없다. 결국 5G 네트워크 도입을 늦춰 국가 경쟁력 손실을 가져오고, 소비자후생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 자명하다.

통신업계는 5G와 사물인터넷(IoT) 등에 대규모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 이러한 투자가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정부의 정책 지원이 절실하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의 통신서비스 국내총생산(GDP) 기여도 조사에서 드러나듯 한국 통신 산업은 국가 전반에 많은 기여를 해 왔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동반 성장 등 사회·경제 분야의 긍정 효과를 유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우리 ICT 산업의 경쟁력이 위기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4차 산업혁명에서 우리나라가 선도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정책 지원과 통신 사업자의 적극 노력이 다시 한 번 요구된다.

곽정호 호서대 경영학부 교수 jhkwak@hoseo.ed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