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를 사용하는 기기가 조명이나 가전제품을 넘어 주방·난방기기까지 확대되고 있다. 소비자는 해당 기기가 얼마나 전력을 사용하는지 궁금해 한다. 전기요금 폭탄을 한 번이라도 경험해 본 사용자라면 더 그렇다. 제품 제조사가 설명해 주는 비현실적 기능 비교보다 요금이 얼마나 차이 나는지 비교해 보길 원한다. 앞으로 이런 고민을 전력회사 에너지관리솔루션(EMS)으로 해결할 수 있게 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전력은 전기를 비롯해 가스와 열에너지까지 통합 관리할 수 있는 클라우드 기반 솔루션 개발에 들어갔다. 2019년 3월까지 완료한다. 사물인터넷(IoT) 중소업체를 공동 개발사로 참여시키고 완료 뒤에는 해외 스마트 에너지관리시장에 동반 진출한다.
한전은 에너지신산업 융합 연구개발 일환으로 이미 보유한 한국형 빌딩에너지관리시스템(K-BEMS)과 지난해 한전 서울지역본부가 개발한 종합에너지관리솔루션 TEMS를 통합해 개발한다.
K-BEMS는 한전이 개발한 빌딩에너지관리시스템으로 나주 한전 본사와 유한양행·수원시청·보성파워텍 등에 도입됐으며, 아랍에미리트·사우디아라비아·쿠웨이트 등에도 수출됐다. TEMS는 한전 서울본부가 장로회신학대에서 실증을 마쳤다.
통합 개발 과정을 거쳐 전력 효율 기능이 중심인 K-BEMS에 가스·열에너지 관리가 주력인 TEMS를 더해 완전히 새로운 종합에너지 관리 솔루션을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서울본부가 추진하던 TEMS 사업도 본사로 이관했다. 전기와 가스·열 등 공장, 빌딩, 가정 등에서 사용하는 모든 에너지를 `올인원`으로 관리한다.
이르면 내년 나주 한전 본사에 설치해 실증을 벌인다. 실증 단계에선 새 통합솔루션과 각종 센서·계측기 등 IoT 분야 중소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한다. 소프트웨어(SW)부터 하드웨어(HW)까지 모두 합친 에너지 효율 턴키 모델을 만드는 게 목표다.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도 함께 개발된다. 향후 새로운 에너지 저감 기법과 신기술이 업데이트되더라도 유지보수가 원격이나 클라우드 기반에서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기술 혁신과 함께 EMS 도입 비용 낮추기에도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공공기관과 정보 보안에 민감한 고객을 위해선 기존처럼 독립형 솔루션을 제공하고 에너지 사용 정보에 민감하지 않은 고객에게는 보다 저렴한 클라우드 기반의 EMS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한전은 새 통합 솔루션 개발 후 해외 건설시장을 중심으로 마케팅에 나설 계획이다. 중소·중견기업이 대다수인 국내 EMS시장에서 충돌하기보다는 IoT 중소기업 해외 판로 개척에 집중한다.
한전 관계자는 “전력 중심 EMS를 가스·열 분야까지 확대하고 클라우드에 기반을 둔 통합 솔루션을 개발하겠다”면서 “연구개발 과정에서 IoT 중소기업 참여를 늘리고 향후 해외 시장에 동반 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정형 에너지 전문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