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는 P시리즈와 메이트 시리즈 유럽 흥행으로 하이엔드 브랜드 입지를 확보했다.
지난해 중국을 넘어 유럽 시장에서 선전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화웨이가 지난해 3분기 유럽에서 점유율 10.1%로 3위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아시아(7.5%)와 라틴아메리카(6.6%)보다 높은 수치다.
화웨이 컨슈머 비즈니스그룹 2016년 잠정 실적에 따르면 동유럽과 서유럽에서는 각각 15%, 10%를 넘는 점유율을 기록했다.
P9과 메이트9 등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앞세우며 유럽 소비자 마음을 얻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프리미엄 라인업을 확대한 결과 화웨이 스마트폰 가운데 중고가 제품 출하량 비중은 2014년 18%에서 지난해 36%로 2배 증가했다.
P9은 지난해 4월 출시 이후 6주 만에 프랑스에서 전작 P8의 10배, 폴란드와 핀란드에서는 4배, 영국에서는 3배가 넘는 판매량을 올리는 등 인기를 끌었다.
이같은 성공은 유럽 명품회사 DNA를 이식, 프리미엄 스마트폰 고객 수요 충족에서 비롯됐다.
지난해 11월 포르쉐 디자인그룹과 협업한 결과물 '포르쉐 디자인 메이트9' 한정판을 공개했다.
5.5인치 QHD 듀얼 커브드 아몰레드 디스플레아를 탑재, 포르쉐를 연상시키는 이미지를 더했다. 독일 명품 카메라 브랜드 '라이카'와도 협업했다. 화웨이는 P9을 시작으로 듀얼카메라를 프리미엄 라인업에 탑재하고 있다.
신제품 공개를 중국이 아닌 유럽에서 개최하는 점도 화웨이 특유의 전략이다. P9은 영국 런던, 메이트9은 독일 뮌헨에서 발표하며 유럽 소비자들의 관심을 유발했다. 런던은 화웨이에 특별한 의미가 있는 장소다. P시리즈 디자인 시초인 '어센드(Ascend) P6'을 2013년 런던에서 공개했다.
또, P시리즈와 메이트 시리즈 1차 출시국에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을 포함시키는 등 유럽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내고 있다.
화웨이는 지금의 성공을 위해 오랜 기간 제반 작업을 해왔다. 2006년 보다폰과 제휴를 기점으로 유럽에 공동혁신센터 18개를 구축했다. 2014년 7000명 이상의 현지인력을 채용한 후 규모를 늘리고 있다.
영국 아스날과 이탈리아 AC밀란과 후원 계약을 체결, 유럽 특화 스포츠마케팅도 진행하고 있다. 2014년 어센드P7 아스날 버전을 공개, 아스날FC 팬도 고객층으로 확보했다.
독일 시장조사기관 GFK는 “화웨이는 고가 스마트폰을 연달아 출시하면서 스페인, 이탈리아, 폴란드, 핀란드, 체코 등 유럽 5개국에서 1년 6개월만에 시장점유율 20%를 돌파했다”며 “향후 1-2년내 애플을 제치고 세계 2위에 올라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