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난화가 지속되면 포유류가 '왜소증'에 걸릴 수 있다는 연구가 나왔다. 5000만년 전 발생한 지구 온난화 영향을 화석을 통해 분석한 결과다.
윌리엄 클라이드 미국 뉴햄프셔대 교수팀은 와이오밍주 빅혼 화석 지대에서 초기 포유류 화석을 수집, 분석해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내놨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게재했다.
연구는 지구 역사상 큰 생태계 변화를 불러왔던 최고온기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펠레오세-에오세 최고온기(PETM)'로 불리는 가장 큰 고온기, 그 후 200만년 후에 이뤄진 ETM2 고온기를 다뤘다.
ETM2 고온기는 8만~10만년 지속됐고, 지구 온도가 약 3℃ 상승했다. 16만년간 지속된 PETM보다는 규모가 작았다. PETM 기간 지구 온도는 5~8℃ 상승했다. 연구진은 두 고온기 온도 상승 폭에 비례해 포유류 몸집이 줄었다고 밝혔다.
PETM 고온기에는 포유류 몸집이 약 30%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진은 ETM2 고온기에 살았던 아레나히푸스, 디아코덱시스 턱과 치아 화석을 분석했다. 그 결과 이 기간 아레나히푸스 몸집은 14%, 디아코덱시스 몸집은 15%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들 동물이 체온을 효과적으로 낮추기 위해 진화한 것으로 분석했다. 몸집이 작은 동물일수록 더 빠르게 체온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식물 영양의 가용성 역시 이 같은 진화에 영향을 미쳤다. 식물 영양 상태가 제한돼 동물 몸집이 작아졌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두 고온기가 오늘날 지구온난화와 비슷한 궤적을 보인다고 지적했다. 적은 강수량, 잦은 가뭄이 생물의 성장 자체를 저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두 고온기를 다룬 연구가 미래 생태계 변화를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아비가일 암브로시아 뉴햄스프셔대 박사는 “서로 다른 두 온난화 현상이 비슷한 패턴의 생태계 변화를 초래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면서 “이번 연구로 지구 온난화 영향을 더 잘 학습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