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진출 한국 섬유·의류기업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무산으로 직간접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을 벗어난 시장다변화 대책이 요구된다.
KOTRA는 19일 TPP 무산이 베트남 섬유산업에 미치는 영향 및 대응전략'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지난해 기준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섬유기업은 총 763개사, 총 투자금액은 20억 달러에 이른다. 베트남 섬유·의류제품 수출 비중은 미국이 약 50%를 차지한다. TPP 발효 시 미국의 베트남 섬유·의류제품 무관세를 노리고 진출한 한국 섬유기업은 타격이 불가피하다.
게다가 국내기업이 TPP '원사기준(Yarn Forward)' 준수를 위한 대규모 투자에 발목을 잡힐 것으로 우려된다. 원사기준이란 원사에서 완제품까지 모든 부분품 역내생산 의무를 말한다.
KOTRA는 우리 기업이 베트남 자유무역기조를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베트남-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직물기준(Fabric Forward)' 규정은 한EU FTA를 활용하면 예외로 인정받을 수 있다. 우리 기업에 기회요인이다. 아세안이 중국, 일본, 인도와 맺은 FTA를 활용한 진출 노력도 필요하다.
또 베트남과 아세안 역내 시장으로도 눈을 돌려야 한다. 베트남은 9200여만명 인구 가운데 30대 미만 젊은 층 비중이 절반을 넘었다. 성장 잠재력이 높다. 인구 6억3000만명의 아세안은 2030년까지 세계 4위 경제블록으로 성장이 기대된다. 중산층 소득 증가에 따른 섬유·의류 소비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윤원석 KOTRA 정보통상지원본부장은 “미국 보호주의 무역정책에 따른 TPP 탈퇴로 베트남 진출 우리기업의 대미 섬유·의류제품 수출 감소가 불가피해 보인다”며 “기존 체결 FTA를 활용한 수출시장 다변화 노력과 베트남과 아세안의 거대한 내수시장 진출 확대로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