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이 헌정사상 처음으로 현직에서 파면된 데 이어 자신이 임명한 검찰 총장으로부터 기소될지 여부도 주목된다.
역대 대통령과 검찰의 악연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처음은 아니다. 전직 대통령으로는 노태우, 전두환,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네 번째로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됐다.
특히 박 전 대통령은 자신이 임명한 검찰 총장으로부터 수사를 받게 되는 더 깊은 악연에 처했다. 박 대통령은 2015년 12월 10일 김수남 검찰 총장을 임명했다.
수사 책임자는 특별수사본부를 이끄는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이지만 전직 대통령 수사라는 사안 특성상 신병처리에 대한 최종 결단은 총장이 내린다.
과거 검찰은 노무현 전 대통령을 수사하면서 임채진 전 검찰총장이 구속 영장 청구 여부를 놓고 고민한 바 있다. 임 총장 임명권자도 노 전 대통령이었다.
노 전 대통령은 2009년 4월 30일 검찰 소환조사를 받았다. 재임 중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뇌물을 수수했다는 혐의다.
노 전 대통령은 당시 12시간이 넘는 조사를 받았다. 검찰 영장 검토가 길어지는 가운데 5월 23일 노 전 대통령 서거로 수사가 중단됐다. 이후 임 총장은 사퇴하고 대검 중수부는 해체됐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헌정 사상 첫 검찰 소환을 받은 대통령이다. 1995년 11월 1일 대규모 비자금 조성 혐의를 받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소환을 받았다.
노 전 대통령은 약 17시간 조사를 받고 이튿날 오전 2시 검찰 청사를 나왔다. 뇌물죄를 비롯해 반란·내란중요임무종사·상관살해미수죄 등 혐의가 적용됐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12.12 쿠데타'와 '5.18 광주민주화' 운동 관련 검찰에 소환됐지만 불응했다.
전 전 대통령은 1995년 12월 2일 소환 날이 다가왔을 때 연희동 자택 앞에서 검찰 소환 조사에 응하지 않겠다는 '골목 성명'을 발표하고 고향인 경남 합천으로 내려갔다.
검찰은 법원을 통해 영장을 발부받았고, 이튿날 전 전 대통령을 경남 합천에서 체포해 안양교도소로 압송했다. 반란·내란수괴·뇌물죄 등 혐의가 적용됐다.
김명희 기업/정책 전문기자 noprint@etnews.com
-
김명희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