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환익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재연임과 함께 회사 정체성을 '유틸리티(공공설비)'에서 '소프트웨어(SW)'로 중심을 옮겨 가겠다고 밝혔다. 전력 설비 구축과 운영에 주력해 온 것을 정보통신기술(ICT), SW 플랫폼, 온라인 서비스로 대전환한다. <관련기사 18면>
전기에서 ICT, 인프라에서 SW플랫폼,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각각 변신해 4차 산업혁명 리딩 회사가 되겠다는 의미다.
조 사장은 21일 세종시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한전 디지털 전환과 SW 신사업 모델 창출, 국민 에코시스템에 향후 3년 동안 7640억원을 투자하는 '캡코(KEPCO) 4.0' 청사진을 내놓았다.
중장기적으로 전기 판매 외에 새 영역으로 진출하기 위한 포석이다. 구글, 테슬라 등 글로벌 기업에 혁신 에너지 플랫폼 비즈니스로 경쟁하겠다는 전략이다.

조 사장은 “이미 통신사업자부터 에너지 효율화 서비스가 나오는 등 ICT와 에너지 융합은 시작됐다”면서 “구글 플랫폼 장악력이 에너지 시장까지 파급력을 가질 수 있는 만큼 이에 대처할 수 있는 에너지 혁신 플랫폼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전신주마다 설치된 900만개의 기지국을 이용한 빅데이터 서비스도 벌인다. 현재는 전력 기자재 고장·감시용으로만 활용하고 있다. 향후 유동 인구 정보, 노약자 위치 정보 등 공공 서비스 활용처를 찾고 있다. 나아가 범죄 예방, 교통 상황 분석, 기타 정보 등을 빅데이터화해 통신사업자 등과 공동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빅데이터와 서비스를 모두 연결한 플랫폼 구축이 최종 목표다. 한전 전용 운용체계(OS)와 에너지 관리 솔루션도 개발에 들어갔다. 일부 솔루션은 개발 후 외부에 공개하거나 수출용으로 쓸 계획이다.
조 사장은 “최근 한전 경영 실적이 좋지만 주변 환경 요인은 매우 위험한 상태며, 앞으로도 실적이 계속 좋을 것이라고 얘기할 수 없다”면서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로봇 등 융합 SW 부문을 키워 공유 경제 창출과 국민 편익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조정형 에너지 전문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