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이 제공한 주민등록증 사본에 있는 지문 정보만 골라 지우는 마스킹 솔루션 시장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이동통신사가 처음 도입한 데 이어 올해 제1금융권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2015년 1월 금융위원회가 금융업권 및 공공기관 등에서 보유하고 있는 지문정보를 2019년까지 폐기 조치하라고 통보한 데 따른 조치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민감한 개인정보 흔적을 보이지 않게 지워주는 산업이 금융권을 중심으로 커지고 있다. 은행 뿐 아니라 증권 보험분야로도 확산될 전망이다.
최근 KB국민은행이 마스킹 솔루션을 도입했다. 마스킹 대상 지문 정보만 약 16억건이다. 단일 기업이 보유한 지문 정보로는 가장 많다. 2019년까지 순차적으로 삭제될 예정이다. I은행과 B은행도 상반기 도입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인정보 이미지 저장을 줄여 고객정보 유출 위험 요소를 미리 제거한다는 취지다.
지난해에는 SKT와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 모두 10억건에 달하는 지문 정보를 지웠다. 새마을금고와 CJ헬로비전에서도 1억건의 고객 지문정보를 삭제했다.
지난해까지 지문정보 제거 작업에 난색을 표하던 금융권이 마스킹 솔루션 도입에 나서는 이유는 인식률이 90% 수준으로 높아졌기 때문이다. 전자문서와 전자화문서 내 지문 정보만 인식해내는 기술이 개선됐다. 지난해 이동통신사가 지문 정보 파기에 성공한 것도 도입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은행은 계좌 개설이나 대출 때 고객 신분증 사본 앞·뒷면을 복사해 저장한다. 주민등록증 뒷면은 지문 정보가 있어도 이전 주소가 기재돼 있어 금융실명법 상 복사할 필요가 있다고 은행 측은 설명한다.
마스킹 솔루션 기업은 보임테크놀러지와 나루데이타 등 2~3개 업체가 대표적이다. 보임테크놀러지는 SKT와 LG유플러스, KB국민은행 사업 등을 잇달아 수주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사업 중요성이 큰 만큼 기술 신뢰성을 지속적으로 검증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내년에는 증권사와 보험사 등에서도 마스킹 솔루션을 도입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유창선 성장기업부(구로/성수/인천) 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