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삼성, 컬처혁신' 1년...“위 상사가 변해야 문화가 바뀌지 않을까요?"

'스타트업 삼성, 컬처혁신' 1년...“위 상사가 변해야 문화가 바뀌지 않을까요?"

삼성전자가 지난해 '스타트업 삼성, 컬처혁신'을 선포한지 1년이 지났다. 삼성 임직원은 회사 업무 문화가 빠르게 변하는 것은 공감하면서도 본인이 몸담고 있는 조직 상사에 따라 컬처혁신 온도차가 크다고 입을 모았다.

스타트업 삼성 컬처혁신 선포식 2016년 3월 24일
스타트업 삼성 컬처혁신 선포식 2016년 3월 24일

23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해 3월 24일 수원디지털시티에서 '스타트업 삼성, 컬처혁신' 선포식을 가졌다. 글로벌 기업으로 지속 성장하기 위해선 경직된 대기업 문화를 탈피해야한다는 공감대 속에서다. 수평적 조직문화 구축, 업무 생산성 제고, 자발적 몰입 강화 분위기 조성이 골자다. 삼성전자는 올해 3월 1일부터 컬처혁신에 기반을 둔 호칭 체계 변화 등 인사제도 개편안을 본격 실시했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많은 변화가 일었다. 3월 1일부터 '~님' 호칭 제도가 시작됐다. 비효율 회의 문화 개선을 위해 회의실 컴퓨터가 예약 후 1시간이 지나면 화면이 어둡게 변하도록 시스템이 바뀌었다. 야간 회의를 막을 방책도 생겼다. 오후 6시 넘어 회의실을 예약하면 관리실에서 전화가 온다.

삼성전자 한 직원은 “문화 혁신은 원래 눈에 쉽게 안 보인다”면서 “그럼에도 전사차원에서 업무 시스템에 많은 변화를 줘서 컬처혁신을 구현하려고 노력하는 게 많은 부분에서 눈에 띈다”고 말했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님 문화'에 대해선 아직 어색하지만 대체로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다른 직원은 “업무 이메일을 확인할 때 예전엔 내용보다 발신인 직급이 먼저 보였지만, 이젠 내용 자체에 집중하게 됐다”면서 “부하 직원이라도 편견 없이 아이디어를 제기하고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점차 조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는 변하려고 하나 결국은 '사람이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해당 조직 리더가 누구냐에 따라서 컬처혁신을 흡수하거나 아예 배척한다는 우려다.

삼성 한 직원은 “회사에서 회의를 줄이라고 하지만 회의 예약실 이름을 계속 바꿔서라도 회의를 지속하려는 상사도 있고 예전 호칭을 고수하는 리더도 있다”면서 “결국 조직 리더에 따라 컬처혁신이 이뤄지기도, 유명무실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적극적인 리더는 조직 문화를 더 빠르게 바꾸고 있다. 일부 부서에서는 '퇴근 인사 하지 말기'와 같은 독자적 컬처혁신 조항을 만들어 시행하기도 한다. 부하 직원이 근무 중인 상사에게 퇴근 인사를 건넬 때 부담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직무와 역할 중심 인사제도 개편에 대해선 방향성을 공감했다. 하지만 회사가 과도한 '성과주의'로 흘러갈 수 있다는 우려감도 제기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예전에는 대리에서 과장이 될때 고가 포인트가 얼마나 있어야 하는지 분명한 기준이 있었지만 이젠 사라졌다”면서 “회사가 절대적 성과주의로 변하는 게 아닌가에 대한 불안감은 있다”고 토로했다.


<스타트업 삼성 컬처혁신 전략>


스타트업 삼성 컬처혁신 전략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