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올해 글로벌 TV 시장에 20종 이상의 커브드 TV 제품을 출시한다. LG전자와 소니 등 경쟁사가 커브드 TV를 올해 신제품에서 제외한 것과 달리 지속적으로 커브드 TV 시장 키우기에 나선다. 나 홀로 곡면형 TV 시장 키우기에 나선 삼성전자가 어떤 성과를 거둘지 관심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65인치 이상 대형 프리미엄 TV를 중심으로 총 22개 커브드 TV 모델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는 지난해 선보인 커브드 TV 모델 10여개보다 더 늘어난 것이다. 특히 올해는 모든 커브드 TV를 65인치 초대형 라인업으로 구성했다.
올해 선보일 커브드 제품은 최상위 라인업인 'QLED TV'와 프리미엄 액정표시장치(LCD) TV 'MU 시리즈' 등이다. 제품 크기는 최소 65인치부터 최고 88인치까지 다양하다.
커브드 TV 제품을 늘리는 삼성전자의 행보는 경쟁사인 LG전자, 소니 등과 정반대다. LG전자와 소니는 올해 신제품 TV에 커브드 제품군을 제외했다. LG전자와 소니가 커브드 TV를 내놓지 않은 것은 시야각이 좁다는 단점이 있고, 가격도 같은 크기의 평면 TV보다 비싸기 때문이다. 특히 LG전자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를 밀고 있다. 백라이트유닛이 필요 없어 초박막 OLED 패널의 강점을 극대화하려면 평판 TV가 유리하다. '벽지 TV'로 불리는 올레드 TV W도 평판에서만 구현할 수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커브드 TV 시장성이 여전히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커브드 TV를 강화한 가장 큰 이유도 판매량이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삼성전자는 커브드 TV 판매량이 전년 대비 5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커브드 TV가 대형 프리미엄 제품이어서 판매 증가는 수익성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된다. 시장 규모가 큰 중국 등 아시아권에서 커브드 TV 인기가 상당히 높은 것도 삼성전자가 커브드 TV에 주력하는 이유다.
세계 시장의 전망은 엇갈린다. 시장조사업체 IHS는 지난해 세계 커브드 TV 시장 판매량이 832만대를 기록했고, 올해 처음으로 1000만대를 넘어 1104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2018년에도 1031만대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이다. 그러나 2019년 959만대, 2020년 767만대로 중장기적으로는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세계 TV 시장은 지난해에도 역성장하는 등 정체를 겪고 있지만 60인치 이상 초대형 프리미엄 TV 시장은 매년 20~30% 성장하고 있다”면서 “몰입감이 높은 커브드 TV가 초대형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증가 추세를 보이는 데다 중국 등 해외에서도 인기가 높다”고 설명했다.
<세계 커브드 TV 시장 전망(단위:만대), 자료:IHS>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