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대륙의 '파워하우스' 알리바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가 최근 말레이시아에 물류 및 전자상거래 허브를 구축하기로 했다. 알리바바가 중국 이외 지역에 물류 허브를 구축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중국 중심으로 사업을 펼쳐온 알리바바가 동남아 시장 진출 등 해외시장으로 적극 진출하고 있다.

알리바바는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80%에 이르는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구축한 빅데이터와 정보기술(IT) 인프라 역량으로 클라우드, 핀테크, 온·오프라인연계(O2O)서비스로 발을 넓혀 글로벌 IT생태계에서 강력한 '파워하우스'로 부상하고 있다.

[이슈분석]대륙의 '파워하우스' 알리바바

알리바바는 거대 내수시장과 모바일 인터넷 사용자 증가로 멈추지 않는 성장을 계속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532억4800만위안(약 8조7000억원)으로 동기대비 54% 급증했다. 순이익은 171억5700만위안으로 38% 늘었다. 미국 아마존보다 높은 수익성을 보여줬다.

알리바바 사업은 △전자상거래(타오바오 마켓플레이스와 티몰닷컴) △클라우드(알리클라우드) △엔터테인먼트&미디어(동영상 서비스 유쿠 등) △이노베이션(모바일 지도 및 내비게이션, 여행) 크게 4가지로 구성됐다.

지난해 4분기에 핵심 사업 전자상거래 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한 465억7600만위안을 기록하며 전체 매출의 85% 이상을 차지했다. 클라우드 컴퓨팅 매출은 17억6400만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5% 증가했다. 유료 회원 수는 전 분기 대비 11만4000곳이 늘어나 76만5000곳에 육박했다. 또 뉴스전송, 모바일 검색, 게임 퍼블리싱 등 엔터테인먼트&미디어 부문은 전년 동기대비 무려 273% 급증한 40억6300만위안 매출을 올렸다.

알리바바는 텐센트(Tencent), 바이두(Baidu)와 함께 'BAT'로 불리며 중국 인터넷 경제를 견인했다. 알리바바는 전자상거래, 텐센트는 게임과 메신저 등 엔터테인먼트, 바이두는 검색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분야에서 강력한 삼각체제를 구축했다.

세 업체는 그동안 중국 중앙정부 및 지방정부 지원과 인구 13억명 거대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승승장구했다. 중국 정부가 구글과 페이스북, 아마존 등 글로벌 서비스에 높은 장벽을 쌓으면서 BAT는 내수 기반을 안정시킬 수 있었다.

알리바바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플랫폼으로 빠르게 성장했지만 사업 지역이 주로 중국에 한정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알리바바는 매출 80% 이상을 중국에서 거둬들이고 있다. 글로벌 브랜드로 확대해야 한다는 인식은 더 커지고 있다. 또 전자상거래 이외에 신성장 동력 발굴도 주요 화두로 떠올랐다.

이에따라 알리바바는 올해의 3대 목표로 △글로벌화 △중국 농촌시장 확대 △클라우드 서비스, 빅데이터 사업 발전 등을 꼽았다.

글로벌화는 알리바바 최대 현안이다. 중국 내 전자상거래 시장은 경쟁업체 JD닷컴이 익일 배송, 직접 매입, 정품 인증을 내세우며 쫓아오고 있다. 글로벌에서는 아마존, 이베이와 같은 강자가 위협하고 있다. 이 때문에 알리바바는 최근 몇 년간 글로벌 시장 진출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지난해 초에는 '동남아의 아마존'으로 불리는 인도네시아 전자상거래 업체 '라자다'를 인수했다.

이달 초에는 인도 전자상거래회사 페이티엠-e커머스에 1억7700만달러를 추가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로 알리바바와 자회사가 보유한 페이티엠-e커머스 지분은 기존 40%에서 62%로 늘어난다.

알리바바는 인도 전자상거래 시장에 꾸준히 진출했다. 인도 최대 전자결제회사이자 페이티엠-e커머스 모회사 페이티엠을 지배하는 원97커뮤니케이션즈 지분 36.7%도 확보한 상태다. 매출 기준 인도 3위 전자상거래회사 스냅딜에도 2015년 5억달러를 투자했다.

또 호주-뉴질랜드 본사를 멜버른에 열고 호주 진출을 본격화했다. 알리바바 멜버른 본부는 호주와 뉴질랜드 기업의 생산품을 세계 소비자에게 연결시켜주는 데 역점을 둘 계획이다.

클라우드 서비스 알리클라우드는 알리바바가 가장 기대를 걸고 있는 사업 분야다. 알리바바는 지난해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 기간인 '광군제' 동안 초당 최대 17만5000건에 달하는 결제를 문제 없이 처리했다. 알리클라우드 덕분이다.

알리클라우드는 2009년부터 운영됐으며, 2011년부터는 외부에 이를 서비스 형태로도 제공하고 있다. 최근 해외에 데이터센터를 확장하며 적극적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일본, 독일, 중동과 호주에 데이터센터를 설립했다. 알리클라우드는 아마존 클라우드 사업부 아마존웹서비스(AWS)와 비교되며 향후 대항마가 떠오를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최근 세계 클라우드 시장이 지난해 2283억달러 규모에서 2020년 4200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알리바바는 이처럼 성장세를 보이는 클라우드 시장에서 탄탄한 입지를 구축할 것으로 예상된다.

알리바바는 증강현실(AR) 등 첨단기술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스위스 AR 기반 차량용 내비게이션 시스템 개발 스타트업 '웨이레이'에 1800만달러를 투자했다. 알리바바가 지원하는 커넥티드카 제조업체 반마테크놀로지는 웨이레이와 파트너십을 맺고 차량용 AR 정보 시스템을 개발하기로 했다.

알리바바는 IT 신기술에 계속 관심을 보이고 있다. 홀로그래피 디스플레이 특허기술에 이미 1000만달러를 들였고, 지난해 초에는 미국의 AR기술 회사인 매직리프에도 7억9350만달러를 투자했다.

핀테크 서비스 알리페이는 여전히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아이리서치에 따르면 2016년 2분기 중국 모바일 결제액은 9조4000억위안으로 전분기 대비 52.1%, 전년도 대비 274.9% 급증했다. 이 가운데 알리페이는 텐센트 '위챗페이'의 빠른 추격에도 여전히 결제 서비스 시장의 5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스마트폰, 자동차, 가전, 스마트홈, 로봇 등을 대상으로 모바일 운용체계(OS) '윈OS(YunOS)'도 넓혀가고 있다.

윈OS는 스마트폰, 커넥티드카, 스마트홈, 웨어러블 기기 등 다양한 스마트 단말기에 탑재돼 알리바바가 목표하는 사물인터넷(IoT) 생태계 구축을 선도할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어낼리틱스에 따르면 지난해 윈OS를 탑재한 스마트폰 규모는 1억대를 넘어섰고, 적지않은 중국내 스마트폰 업체가 채택했다. 2016년 연말 기준 윈OS는 구글 안드로이드에 이어 중국 스마트폰 OS 점유율 14%를 차지해 업계 2위로 부상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