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한국이 갈 길은]정형진 골드만삭스 대표 “금융 규제, 효율성과 관리감독 사이 균형 중요”](https://img.etnews.com/photonews/1703/936429_20170328141331_627_0001.jpg)
“기술이 규제 환경을 바꾸고 있습니다. 수익성은 증대하고, 전략 비즈니스 모델도 진보합니다. 규제자도 관점을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정형진 골드만삭스 대표는 4차 산업혁명 영향으로 금융 산업에서도 파괴적 혁신이 일어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술의 변화가 금융 산업 규제, 나아가 비즈니스 모델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뜻이다.
그는 “골드만삭스 직원 3만명 가운데 9000명이 기술을 다루고 있다”면서 “금융 업계도 기술이 그만큼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기술 도입으로 획기적인 비용 절감 효과가 생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골드만삭스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인공지능(AI)을 금융에 도입하면 340억~430억달러 비용 절감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면서 “다른 기술은 포함하지 않고 AI만 도입했을 때만 이 정도 수준”이라고 밝혔다.
기술이 진화하면서 데이터의 전략적 역할이 커질 것이라는 것이 정 대표 분석이다. 방대한 데이터가 빠르게 축적되면서 금융업계에서 데이터 역할도 달라질 것이라는 의미다.
정 대표는 “금융업계에서 1980~1990년대에는 데이터를 잘 수집하는 것이 부가가치를 창출했고, 2000~2010년에는 데이터 제시가 중요했다”면서 “현재는 데이터가 탈(脫)중심화돼 소비자에게 거래, 금융 결정 역량을 주는 것을 기업에서 적극 추진한다”고 분석했다.
금융 거래 관련 사업에는 업무 효율,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자동화가 도입되고 있다. 정 대표는 자동화에 따른 일자리 감소로 새로운 고용 창출을 고민해야 한다고 전했다.
정 대표는 “2000년에는 지금과 비교해 주식 거래량이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지만 600명이 일했다”면서 “오늘날에는 거래량이 10배 늘었지만 590명은 일자리를 잃었다”고 지적했다. 정 대표는 “어떻게 하면 새로운 고용을 창출할지도 중요한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정 대표는 우리나라 금융 시장이 펀더멘털이 강하고 기술 수용력이 좋다고 평가했다. 다만 금융업에 기술 도입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금융 서비스를 바라보는 시각이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규제 효율과 관리 감독 간 균형 유지의 중요성도 피력했다.
그는 “한국은 성공적이고 (기술) 수용력이 있는 시장”이라면서 “다만 한국에서는 금융 서비스를 지원 사업으로 간주하지만 금융 서비스는 혁신 사업의 하나로 평가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새로운 기술이 (금융에) 많이 도입되기 때문에 기술 도입 유연성이 유지돼야 하고, 규제 효율성과 감독관리 사이 균형도 중요하다”고 전했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