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을 기술 혁명으로만 보면 안 됩니다. 정보통신기술(ICT)·에너지·서비스 분야 혁신이 산업과 경제는 물론 나아가 우리의 삶을 바꿀 것입니다. 내연기관 발명으로 촉발된 2차 산업혁명이 기업과 도시문명을 탄생시켰듯이 4차 산업혁명도 문명사적 변화를 가져올 것입니다.”

전하진 썬빌리지포럼 의장은 “4차 산업혁명이 도시문명의 변화를 이끌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ICT와 에너지신산업 발전으로 내연기관에 대한 의존도는 점점 줄어들고, 신재생에너지와 배터리 확대로 지금보다 개인적 자유로움이 보장된 문명이 도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전 의장이 4차 산업혁명에서 주목하고 있는 분야는 에너지와 식량이다. 우리나라가 선진국 대열에 들어선 지금도 수요의 상당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그는 4차 산업혁명이 개인에게 에너지와 식량 자급률을 크게 향상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이미 태양광과 풍력으로 전력을 자급자족하고 ICT를 활용한 농경기술을 통해 혼자서도 작물을 재배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에너지와 식량은 지속가능성의 문제입니다. 이것을 해결하지 않고서는 미래를 담보할 수 없습니다. 도시농업, 분산형 전원 등 4차 산업혁명 기반의 공동체 단위 자립 시스템을 확대하고 근간을 만들어야 합니다. 지구상 모든 지역이 대도시일 수는 없습니다. 앞으로는 공동체 단위의 자립형 문명이 등장할 것이고, 우리는 이에 대한 선도적인 모델을 갖춰야 합니다.”
그는 학교를 졸업하고 회사에 입사해 월급을 받아 소비를 하는 현재의 보편적인 삶의 방식도 달라질 것으로 예상했다. 직접 에너지와 식량을 생산해 소비하고 남는 것을 다른 공동체와 교류해 경제활동을 하는 시대가 온다는 것이다.
전 의장은 국회의원 시절부터 ICT 융합과 에너지신산업, 뉴실버세대, 신농경 등에 남다른 관심을 보였다. 신재생 기반 친환경 공동체를 추구하는 썬빌리지 역시 의원 시절부터 꾸준히 제안했던 개념이다.
그는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자립형 공동체 문명을 PC에 비유했다. 과거에는 컴퓨터를 사용하기 위해 넓은 공간과 많은 비용이 필요했지만 지금은 누구나 사용을 하듯, 에너지와 식량 등도 개인과 마을단위로 해결하는 시대가 온다는 것이다.
최종 구상은 네트워크를 통한 초연결사회다. PC가 네트워크로 서로 연결되듯 마을간 초연결이 가능하다. 교육, 의료 등 필수 서비스들은 이제 클라우드와 원격기술을 이용해 제공되게 될 것이다.

전 의장은 “지금은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간 융합과 산업분야별 응용사례 정도만 언급되고 있지만, 이 보다 더 큰 변화의 물결이 일어날 것”이라며 “산업계는 물론 정부 정책 차원에서도 보다 장기적인 통찰력을 가지고 새로운 문명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정형 에너지 전문기자 jenie@etnews.com